[리뷰]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M16 ②성능편 ‘플래그십 성능과 이동성의 인상적 양립’

얇고 가볍지만 플래그십 강력한 성능 갖춰 게이머 · 크리에이터 모두에 인상적 고성능

2023-12-11     권용만 기자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M16(2023)'은 성능과 이동성의 양립이 돋보인다. 여전히 많은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 크고 무겁다. 이는 높은 성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냉각 성능이 크기와 무게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성능을 위해서는 전력 소비 또한 감수해야 하고, 최소한의 이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배터리 용량도 커지는데 이 또한 무게에 영향을 준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여전히 ‘고성능 노트북은 크고 무겁다’는 것이 정설처럼 내려왔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ROG 제피러스 M16(2023)'은 여러 모로 인상적인 부분이 많다. ‘아니메 매트릭스’를 장착한 모델의 경우 두께는 2.11~2.29cm, 무게는 2.3kg이다. ‘아니메 매트릭스’를 빼면 두께는 1.99~2.23cm, 무게는 2.1kg까지 낮아진다. 유니크한 개성을 위해 두께와 무게에서 어느 정도는 손해를 감수했지만, 성능에 비해서는 충분히 얇고 가볍다.

고성능 CPU, GPU를 갖췄지만 얇고 가벼운 ROG 제피러스 M16(2023) / 권용만 기자
인텔 ‘코어 i9’과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랩톱 GPU’가 탑재됐다. / 권용만 기자

ROG 제피러스 M16(2023)은 13세대 인텔 코어 i9-13900H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랩톱 GPU 조합을 사용한다.

13세대 코어 i9-13900H 프로세서는 6개의 퍼포먼스 코어와 8개의 에피션트 코어로 총 14코어 20쓰레드 구성을 갖췄고, 최대 5.4GHz 동작 속도를 낸다. 메모리는 DDR5-4800 16GB 메모리 두 개를 듀얼 채널로 구성해 32GB 용량을 갖췄고, SSD는 2테라바이트(TB) 용량의 PCIe 4.0 NVMe SSD을 기본으로, 한 개의 추가 슬롯까지 갖췄다.

ROG 제피러스 M16(2023)의 지포스 RTX 4090 랩톱 GPU는 지난 2022년 모델 대비 30W가 더 오른 최대 150W TGP(Total Graphics Power) 구성을 갖춰 플래그십 게이밍 노트북에 걸맞은 성능을 제공한다. 2.5~3kg 대의 플래그십 게이밍 노트북의 TGP가 175W 수준임을 고려하면, 제피러스 M16(2023)의 TGP 구성은 제법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어드밴스드 옵티머스(Advanced Optimus)’ 기능은 게이밍 시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의 프레임버퍼를 거치지 않고 외장 GPU에서 화면을 직접 출력해 성능을 최적화한다.

쿨링 시스템은 비교적 얇고 가벼운 시스템에서도 200W에 근접하는 발열량을 소화할 수 있게 다양한 기술이 활용됐다. 히트파이프는 CPU와 GPU, VRAM 뿐 아니라 전원부까지 커버할 수 있는 7개의 히트파이프와 3개의 팬으로 구성됐다. 또한 열전도물질에는 리퀴드 메탈을 사용해 쿨링 성능을 극대화했으며, 발열이 낮을 때는 쿨러를 완전 정지시킬 수도 있어서 일상에서의 소음 부분도 만족도를 높였다. 한편, CPU 영역의 장시간 전력제한(PL1)은 최대 120W, 단시간 전력제한(PL2)은 최대 150W 설정이 가능하며, PL4 설정은 최대 210W다.

3DMark(Time Sp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Port Royal/Speed Wa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CPU Test)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PCMark10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UL Procyon(Photo/Video Editing)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테스트에 사용한 'ROG 제피러스 M16(2023)'은 13세대 인텔 코어 i9-13900H 프로세서와 32GB DDR5-4800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랩톱 GPU를 탑재했다. 드라이버는 에이수스가 제공하는 최신 버전을 활용했으며, 노트북의 그래픽 설정은 외장 그래픽 단독 구성으로 설정했다. 테스트에는 280W 전용 어댑터를 사용했으며, 에이수스의 ‘아머리 크레이트’를 사용해 설정 가능한 ‘성능’ 모드와 ‘터보’ 모드의 성능을 확인했다.

게이밍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3D마크(3DMark) 테스트에서, ROG 제피러스 M16(2023)은 플래그십 게이밍 노트북에 모자람 없는 성능을 낸다. 점수에서 확인되는 성능은 TGP 175W 설정의 지포스 RTX 4080 모바일 GPU 탑재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의 게이밍 노트북은 장착된 GPU의 종류 만큼이나 시스템의 쿨링 구성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고려하면, 3kg 대의 노트북에서 만나볼 만한 플래그십 성능을 2kg 초반 대의 무게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성능’ 모드와 ‘터보’ 모드 간의 성능 차이는 대략 20% 정도로 나타난다. 테스트 전반에서 성능과 터보 모드 간 게이밍 성능에 차이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GPU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더 공격적인 전력 공급 분배 정책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그래픽 성능에서는 모드에 따라 20% 정도의 성능 차이가 보이지만, CPU 성능에서는 모드간 성능 차이가 3% 정도에 그친다.

한편, 이러한 성능 특성은 사용자의 PC 활용 시나리오에 따라 가치가 다르게 나타난다. 다양한 PC 활용 시나리오에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마크 10(PCMark 10) 테스트에서는 모드간 총점 차이가 4% 정도에 불과했다. 물론 ‘게이밍’에서는 16% 정도의 확연한 성능 차이가 나타났지만, GPU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모드별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시온(Procyon)’ 테스트에서도, 비디오 편집에서는 터보 모드가 더 빨랐지만 사진 편집에서는 오히려 성능 모드가 더 빠른 모습이다.

Shadow of the Tomb Raider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Gears 5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F1 22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게이밍 성능에서도 ROG 제피러스 M16(2023)은 크고 무거운 플래그십 게이밍 노트북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의 성능을 선보인다. 특히 풀HD 급 게이밍 뿐 아니라, 노트북에 탑재된 디스플레이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2560x1600 해상도에서도 충분히 높은 성능을 유지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포스 RTX 40 시리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DLSS 3’ 기술을 활용하면, 성능 측면에서의 만족감은 더 높아질 것이다.

최신 게임들에서 ROG 제피러스 M16의 ‘성능’ 모드와 ‘터보’ 모드간의 성능 차이는 15~20% 정도로 나타난다. 특히 GPU 성능의 의존도가 높은 2560x1600 해상도에서 모드간 성능 차이가 조금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레이 트레이싱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게임에서 충분히 부드러운 움직임을 확보할 수 있다. 충분한 GPU 성능과 메모리 용량 덕분에, 해상도에 따른 성능 차이에서도 급격한 성능 저하 등의 현상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ROG 제피러스 M16의 테스트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높은 발열을 가진 고성능 구성을 비교적 얇고 가벼운 제품에 탑재했음에도 발열에 따른 성능 변화가 크지 않고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최대 성능을 위한 터보 모드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의 소음은 감수해야 하지만, 연속적인 테스트 진행에도 결과의 편차는 크지 않은 면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성능 모드에서는 성능과 소음 측면에서 제법 만족스러운 절충점을 제시하며, 저소음 모드에서는 일반적인 저전력형 노트북을 쓰는 수준의 정숙함까지 얻을 수 있었다.

여러 모로 특별한 ‘개성’을 갖춘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M16(2023) / 권용만 기자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M16(2023)은 여러 모로 특별한 ‘개성’을 갖춘 제품이다. ‘아니메 매트릭스’가 적용된 상판 디자인에서 나오는 독보적인 ‘사용자 정의 디자인’에서부터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과 이동성을 절묘하게 절충한 점 등은 다른 게이밍 노트북과 확실히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순수한 노트북의 관점에서도 16인치 디스플레이와 200W에 근접하는 시스템 쿨링 디자인을 갖춘 노트북이 2kg 초반대의 무게라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리뷰에 사용한 코어 i9-13900H와 지포스 RTX 4090 탑재 구성의 경우 가격대가 500만원에 가깝다. 하지만 현 세대에서 최고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으고, 이를 가볍게 만들었으니 높은 가격대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사실 제품의 가격에 대한 부분보다는 제품에 탑재된 기술들이 현재의 폼팩터에서 무리 없이 온전히 탑재되었다는 것 자체가 더 인상적으로 다가올 정도다. 여기에 ‘아니메 매트릭스’ LED 디스플레이는 노트북의 디자인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만들었다.

오늘날의 PC가 ‘개인화’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거의 모든 PC는 ‘공산품’이다. 이에, 노트북을 고를 때 많은 사람들이 성능과 가격 등을 따지지만, 디자인과 개성 측면에서는 개성 표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현실적으로 타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M16(2023)은 최소한 디자인의 ‘개성’ 측면에서는 타협에 따른 아쉬움의 여지를 크게 줄였다. 더 나아가 일상에서 언제나 함께 할 PC를 자신의 개성 표출을 위한 핵심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