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4 ①기능편 “일과 여가, 하이브리드 균형감 갖춰” [리뷰]

ROG 브랜드 첫 'OLED 디스플레이' 탑재 14인치·1kg대, 고급스러운 게이밍 노트북

2024-03-04     권용만 기자

가방 속에 언제나 넣고 다닐 수 있는 얇고 가벼운 노트북은 성능이 아쉽고, 성능이 좋은 게이밍 노트북은 들고 다니기 주저할 만큼 크고 무겁다. 하지만 제법 만족스러운 성능과 얇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 좋은 휴대성을 모두 갖춘 노트북은 제법 만나기 힘들다.

올해 게이밍 노트북 시장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이동성’이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플래그십 노트북의 성능 경쟁 뿐만 아니라, 어느 한 쪽에서는 이동성과 성능의 균형을 추구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16인치 기준 2kg 미만의 경량 게이밍 노트북이나, 지금까지는 게이밍 노트북으로는 잘 등장하지 않은 14인치, 1.6kg 정도의 게이밍 노트북들이 성능과 이동성의 매력적인 균형을 제시하는 점이 돋보인다.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Zephyrus)는 지금까지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 이러한 콘셉트를 꾸준히 추구해 온 제품군이다. 올해 선보인 제피러스 G14(2024) GA403 시리즈 모델은 14인치급 폼팩터와 1.5kg 무게, 15.9mm 두께에서 최신 AMD 라이젠 8040HS 시리즈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 시리즈 GPU의 성능을 온전히 담아낸 것이 인상적이다. 일상을 위한 올데이 이동성과 게이밍 성능을 모두 담아, 한 대의 노트북으로 모든 일상을 위한 인상적인 균형을 선보인다.

게이밍 노트북으로는 제법 단정한 외관을 갖춘 ROG 제피러스 G14(2024) / 권용만 기자

ROG 제피러스 G14의 외형은 알루미늄 합금 기반으로 만들어져 전반적인 모습에서는 화려한 기교보다는 단정함과 마감의 고급스러움을 중시한 인상이다. 에이수스는 이 제품의 외형을 만드는 데 알루미늄 합금의 고정밀 절삭 가공을 사용했는데, 덕분에 제품 곳곳에서 모서리 마감 등에 허술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색상은 ‘이클립스 그레이(Eclipse Gray)’와 ‘플래티넘 화이트(Platinum White)’를 선택할 수 있다.

제피러스 G14의 2023년형 GA402 모델은 상판에 애니메이션을 표시할 수 있는 ‘아니메 매트릭스(AniMe Matrix)’로 강력한 개성을 선보였는데, 2024년형 GA403 모델은 이보다는 좀 더 차분해졌다. 2024년 제피러스 G14에는 상판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슬래시 라이팅 어레이(Slash Lighting Array)’를 반영해 좀 더 차분한 고급스러움 속에서 개성을 추구했다. 이 ‘슬래싱 라이트 어레이’는 15개의 애니메이션 패턴과 알림 모드, 소닉 매치 모드 등을 구현한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이번 제피러스 G14는 두께와 무게가 제법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이전 세대인 GA402는 18.5~19.5mm 두께와 1.65~1.72kg 무게를 가졌었는데, 이 또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의 제피러스 G14인 GA403 모델은 두께는 15.9mm까지 얇아지고, 무게는 1.5kg까지 줄어들어, 이동 시의 만족감은 더 높아졌다. 이 정도면 경량형 노트북이 아닌 일반적인 14~15인치급 노트북들과 비교해도 무게 차이는 크지 않은 수준이다. 

ROG 모델 중 최초로, 3K급 OLED 패널이 탑재된 ROG 제피러스 G14(2024) / 권용만 기자

ROG 제피러스 G14 GA403 모델의 또 다른 특징은 ROG 모델 중 처음으로 ‘OLED’ 패널이 탑재됐다는 것이다. 에이수스는 이미 지난 해와 올해 OLED 패널 탑재 모델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가고 있으며, 이제는 ROG 모델에도 OLED 패널이 탑재됐다. 패널 사양만 보자면, 제피러스 G14에 탑재된 OLED 패널은 올해 젠북 라인업 등에 탑재된 14인치 OLED 패널과 거의 같다. 이전 세대 모델에 탑재된 ‘미니 LED’ 패널과 비교하면, 이번 세대 모델의 OLED 패널은 해상도나 반응 속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제품에 탑재된 ROG 네뷸라(Nebula) 디스플레이는 3K(2880x1800) 해상도와 120Hz 주사율, DCI-P3 100% 색재현율을 제공한다. 또한 정확한 표현력을 위한 팬톤 인증도 받았고, 베사 디스플레이HDR 트루블랙 500과 돌비 비전 HDR을 지원한다. 14인치 급 크기에 3K급 해상도가 탑재된 만큼, 이 해상도를 윈도 환경에서 ‘네이티브’로 쓰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적당한 스케일링 설정이 함께 하면 만족감이 높다.

디스플레이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는 1080p로, 제품에서 사용하는 AMD 라이젠 8040HS 시리즈의 ‘라이젠 AI’에 힘입어 ‘윈도 스튜디오 이펙트’를 사용할 수 있다. 적외선 카메라로 ‘윈도 헬로(Windows Hello)’ 안면인식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제피러스 G14의 디스플레이는 여타 에이수스의 OLED 디스플레이 장착 모델과 다르게, 터치스크린은 없지만 패널 위에는 강화유리 마감 처리가 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키보드는 키캡의 이중사출 인쇄가 조금 아쉬운 모습이다. / 권용만 기자

고성능을 갖춘 게이밍 노트북으로는 제법 한계에 가까운 두께와 무게를 갖췄지만, 키보드에는 제법 신경을 썼다. 키 배열은 이 정도 크기의 노트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텐키리스’ 배열에 ROG 특유의 기능 키 네 개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전원 버튼은 키보드 이외에 별도로 마련됐는데, 프리미엄 글래스 소재로 고급감을 높였다. 터치패드는 가용한 최대 크기에 16:10 비율을 갖췄으며, 높은 정밀도와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 준다.

키보드는 제법 빠듯한 두께에도 1.7mm 키 트래블을 확보해 타이핑 감촉은 부드럽고 편안하다. 키의 수명 또한 2천만 번에 이르러, 내구성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키보드에는 단일 존 구성의 RGB 백라이트가 있고, ‘아머리 크레이트’나 윈도11 최신 버전의 ‘동적 조명’ 설정으로 조절 가능하다. 하지만 영문 각인 기준으로 키보드 백라이트를 배치해, 백라이트를 켜더라도 한글 각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게이밍과 엔터테인먼트에서 즐거움을 높이는 ‘사운드’ 또한 이 제품의 매력이다. 2024년형 제피러스 G14 GA403 모델은 이전 세대보다 두 개 늘어난 6스피커 구성을 갖췄으며, 우퍼 유닛은 이전 세대보다 125% 더 커져서 저음 재현 능력이 높아졌다. 또한 재생에서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를 지원하고, 마이크는 3개의 마이크 어레이 구성과 AI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제공한다. 헤드폰 사용 시에도 ‘고해상도 오디오’ 인증을 갖췄다.

제품의 좌측에는 주요 확장 포트와 함께, 두 가지 방식의 충전 가능한 포트가 있다. / 권용만 기자
기본 패키지 구성에 어댑터가 두 개 들어 있는 점도 색다르다. / 권용만 기자

제품의 주요 확장 포트는 제품의 좌, 우측에 배치됐다. 제품의 왼쪽에는 HDMI 2.1 풀 사이즈 포트와 USB 3.2 타입-A 포트, USB4 타입-C포트, 에이수스 자체 규격인 슬림 파워 잭 포트가 있다. 그리고 제품 오른쪽에는 USB 3.2 Gen2를 지원하는 타입-C포트, 타입-A포트와 마이크로SD 카드 리더를 찾아볼 수 있다. 제품의 USB-C 포트는 총 두 개인데, 두 포트 모두 디스플레이포트(DP) 1.4 출력은 가능하지만, USB-PD 충전은 제품 왼쪽의 포트에서만 가능하다.

2024년형 ROG 제피러스 G14 GA403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전원 공급을 할 수 있다. 에이수스의 슬림 파워 잭 포트를 통해서는 최대 180W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제품의 최대 성능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USB-C 포트를 통한 충전도 가능한데, 이는 최대 100W 전력 공급이 가능해 제품의 성능을 모두 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적당한 수준의 성능에서 이동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충분한 수준이다.

배터리는 73와트시 용량으로, 고속 충전시 30분만에 배터리 0% 상태에서 50%까지 충전할 수 있다. USB-PD 충전과 함께 사용한다면 가볍게 다니면서 잠깐 충전해서 하루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제품의 기본 패키지에도 180W 에이수스 슬림 파워 잭 어댑터와 100W USB-PD 어댑터가 함께 들어 있어, 이동성을 위해 별도의 USB-PD 충전기를 구입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100W USB-PD 어댑터는 제법 작고 가벼워 만족도가 높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