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C 2024에서 ‘블랙웰’보다 더 눈에 띈 ‘로봇’ [인공지능 365]

2024-03-25     조상록 기자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시대입니다. AI 관련 소식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집니다. 지난 한 주는 어떤 AI 소식들이 나왔을까요. 국내외 인공지능 이슈를 한 눈에 살펴보는 [인공지능 365]로 한 주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GTC 2024에서 '블랙웰'보다 더 눈에 띈 '로봇'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4'에서 엔비디아 CEO가 AI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 엔비디아 유튜브

지난 한 주는 ‘엔비디아 위크’였습니다. 엔비디아가 18일부터 21일(현지시각)까지 미국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를 개최했습니다. GTC는 매년 열리는 개발자 컨퍼런스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공지능(AI) 기술들이 발표됐습니다.

이번 GPT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가장 먼저 발표한 건 AI 플랫폼 ‘블랙웰’이었는데요. 블랙웰은 차세대 GPU ‘B100’을 기반으로 CPU와 HBM을 조합해 만든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으로 AI를 구동할 경우 H100 대비 4배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고 하고, 처리할 수 있는 파라미터 수가 1조 개를 넘는다고 하니 이제는 더 거대한 AI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보다 더 각인됐던 하나의 키워드는 ‘로봇’이었습니다. 젠슨 황은 2시간 동안의 기조 발표 끄트머리에 AI 훈련을 마친 로봇 ‘오렌지’와 ‘그린’을 등장시켰습니다. 이 로봇은 로봇 통합 프로젝트 ‘그루트(GROOT)’ 현실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루트는 인간과 같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범용로봇기술(Generalist Robot Tech)’을 뜻합니다.

젠슨 황은 오렌지와 그린을 보여주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AI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말로 AI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AI 로봇은 단순히 기존의 로봇처럼 카메라와 센서를 기반으로 외부 사물을 인식하고 잘 움직이는 수준이 아니라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해 행동으로 옮기는 거의 인간에 가까운 수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PC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되는 AI가 실제 로봇에서 구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챗GPT에 던지는 질문을 로봇에게 던지면 로봇이 답해주고, 지시를 내리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적절히 행동하는 것이죠.

이번 엔비디아의 로봇 비전 발표 덕분에 AI 로봇 분야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로봇 분야에서는 테슬라,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아이폰에 바이두 AI 모델 탑재될까

애플이 아이폰에 중국 바이두의 AI 모델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등의 기기에 바이두의 AI 모델을 사용한다는 내용의 예비 협의를 거쳤습니다.

사실 이번 협의는 중국의 AI 모델 사용에 대한 규제 영향이 큽니다. 중국은 사이버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모델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지난 해 승인된 AI 모델 가운데 해외에서 개발된 모델은 없습니다. 오픈AI의 챗GPT도, 구글의 제미나이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애플이 중국에서 생성형 AI 모델이 적용된 아이폰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일 주주총회(제55기)를 통해 AI 추론칩 ‘마하1’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개발을 마치고 내년에 상용화 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이번 발표로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AI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AI GPU 모델 ‘H100’이나 이번에 발표된 ‘B100’과는 다릅니다. AI 반도체는 연산에만 최적화 돼 있고, 전력 효율성이 좋으며 무엇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물론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엔비디아 GPU가 지배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긴 합니다.

삼성전자는 마하1이 메모리와 GPU 간 병목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구조이며, HBM 대신 저전력 메모리를 활용해도 LLM(대규모언어모델) 추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국내에는 사피온,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AI 반도체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번 삼성전자의 합류로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