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中 민심 나락’에 신제품 행사 시간도 앞당겼다

2024-05-07     이광영 기자

애플이 7일 오전 7시(한국시각 오후 11시) ‘렛 루즈(Let Lose)’ 이벤트를 열고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신제품을 공개한다. 업계에서는 18개월 간 신형 아이패드를 내놓지 않았던 애플의 이번 행사 개최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이번 행사 개최가 아이폰과 더불어 중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아이패드 판매 부진을 만회하려는 애플의 타개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행사 개최 여부와 발표시간대다.

중국 매체 차이나데일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팀 쿡 애플 CEO / 차이나데일리

애플은 2022년 10월 M2 칩이 들어간 ‘아이패드 프로’와 전면 홈버튼을 없앤 ‘10세대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하지만 당시엔 별도 제품 발표 행사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내놨다. 별도 행사를 통해 아이패드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은 2022년 3월 ‘아이패드 에어5’가 마지막으로 약 25개월 만이다.

발표시간대 변화는 애플이 중국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애플은 아이폰 등 신제품 공개 행사를 주로 미국 기준 오전 10~11시(한국시각 오전 2~3시)에 열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3~4시간 앞당긴 오전 7시에 개최한다. 북미권 소비자는 다소 이르다고 느낄 수 있는 반면, 중국 등 아시아 소비자는 이벤트 시청의 접근성이 오후 11시로 높아졌다.

애플 사업에서 중국은 빼놓을 수 없는 지역으로, 그동안 매출의 20%쯤이 중국에서 나왔다. 하지만 애플 아이패드는 중국 내 ‘애국 소비’ 움직임에 밀려 2023년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는 등 부진했다.

애플은 7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아이패드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 애플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2023년 중국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의 출하량은 2022년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태블릿PC의 시장 점유율은 1위(32%)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5%포인트 내렸다. 

반면 화웨이 태블릿PC는 출하량이 전년 대비 65% 뛰어오른 646만대를 기록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2022년 15%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3%로 8%포인트 상승하며 1위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자사 제품의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최근 1년새 중국을 3번 방문하며 이례적인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팀 쿡 CEO는 3월 중국 방문에서 “세계에서 중국보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공급망은 없다”며 공급망뿐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더 많은 투자를 약속했다. 또 상하이에 오픈한 애플스토어를 찾은 자리에선 “나는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인들과 그들의 문화를 사랑한다”고 노골적인 애정표현에 나섰다. 

한국시각 7일 오후 11시 공개될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에는 인공지능(AI) 성능이 강화된 자체 개발 칩 M4가 탑재될 전망이다. 또 신제품은 아이패드 중 처음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12.9인치 모델은 약 20%, 11인치 모델은 약 15%쯤 두께가 얇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 새로운 디자인의 ‘매직 키보드’와 ‘애플 팬슬’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