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IT] ‘윈도11’ 시대 전환, ‘윈도’는 준비돼 있을까
마지막 윈도 버전이 될 뻔 했던 ‘윈도10’ 시대도 공식적으로 1년 남짓 남았다. 윈도10의 보안 업데이트 등 공식 지원은 2025년 10월 14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이제 공식 지원 종료를 1년 가량 앞둔 만큼, 많은 사용자들이 윈도11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될 때가 왔다.
사실 이미 시장 환경은 세대 전환이 충분히 준비가 됐다는 분위기다. 윈도10 지원 종료 발표도 새로운 소식이 아닌데다,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할 수 없는 구형 시스템은 이미 최소한 5년이 훌쩍 넘어 운영체제만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는 불만이 무색하게 ‘어차피 바꿔야 할’ 상황이다. 그리고 2022년 이후 출시되는 PC에서는 ‘윈도10’의 사용이 추천되지 않는다. 윈도11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호환 문제가 거의 없고, 기업 환경을 위한 대응도 최소한 2030년까지는 지원을 보장하는 상태다.
이렇게 PC 생태계의 모든 환경이 ‘윈도11’ 환경에 대비를 갖춘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막상 이를 이어받아야 할 ‘윈도11’이 여전히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들의 자료에서 6월 기준, ‘윈도11’의 시장점유율은 이제 30%를 갓 넘은 모습이다. 퇴역을 1년 앞둔 ‘윈도10’을 제대로 밀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3년간 ‘윈도11’의 점유율이 제법 높아지긴 했지만, 새 PC의 수요가 ‘윈도 11’의 수요로 온전히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볼 부분이지 않나 싶다. 여전히 교체해야 할 낡은 PC가 많이 사용되고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여러 가지 이유로 ‘새 PC’에 지원 종료를 앞둔 ‘낡은 OS’를 설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여전히 ‘윈도11’로 넘어가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윈도11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전통적인 데스크톱 PC에서는 다소 비효율적이고 낯설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는 사소한 취향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윈도8’에서부터 본격화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환경의 전환이 여전히 10년 넘게 ‘미완성’으로 남은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이 문제는 윈도11에서 '30년 전'의 창 모습이 등장하고, 제어판은 둘로 나뉘는 등의 상황을 만나게 한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최신 노트북 PC에서 이런 문제는 더 크게 다가온다.
최근에는 또 다른 아쉬운 점이 보인다. 바로 운영체제 환경의 ‘중립성’ 문제다. 클라우드와 AI 시대가 대두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방향성 또한 이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에 따른 변화가 ‘윈도11’에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최신 ‘윈도11’은 처음 설치 때나 코파일럿 등의 기능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계정이 ‘필수’가 됐고, 계정이 없으면 몇몇 기능들이 비활성화되면서 제법 귀찮은 메시지들을 보인다. 기본 설치된 ‘엣지’ 브라우저 사용 권유가 갑자기 등장하기도 하고, 스토어에서 임의의 추천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설치하기도 할 정도다. 이를 원치 않는 사용자에는 '스팸'과 다를 바 없다.
오늘날처럼 ‘멀티 플랫폼’이 전제되는 시대에는 좀 더 기본에 충실한 접근 전략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플랫폼의 힘은 ‘사용자 수’에서 나오는 것이다.
윈도 운영체제에서부터 오피스, 클라우드로 이어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PC 생태계에서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과 벗어나기 어려운 종속성을 가졌다. 이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다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통로로 사용하는 것도 분명 정석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과도하면 플랫폼 포트폴리오의 ‘이어짐’ 자체를 깰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용자들이 윈도 전환을 '어차피 할 텐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가는 아예 선을 넘어 다른 생태계로 넘어가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