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출 문턱 더 높인다…2단계 스트레스 DSR 금리 상향키로

김병환 금융위원장, 은행장과 첫 간담회 개최 수도권 스트레스 DSR 금리 0.75%p→1.2%p ‘금융사고’ 은행권 신뢰 타격 우려…내부통제 강조

2024-08-20     한재희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기 위해 대출 고삐를 더 죈다. 오는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을 앞두고 수도권 지역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하는 등 차등 규제를 도입한다.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DSR 규제에 포함돼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0일 오전 은행연합회에서 19개 은행장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재희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19개 은행장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밝혔다.

내달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스트레스 금리를 추가로 올린다. 기존 0.75%포인트가 아닌 1.2%포인트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담대가 급증세를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해서다. 비수도권의 경우 예고대로 0.75%를 적용된다.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역시 9월부터 주담대에 스트레스 DSR을 반영해야 한다. 

스트레스 DSR 제도는 나중에 금리가 더 오를 것을 가정하고 미래 금리(스트레스 금리) 추가하는 것으로 올 초부터 대출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0.38%포인트를 더하는 1단계 규제가 시행됐다. 

금융위는 필요시 DSR 적용 범위를 전체 대출 등 은행권 모든 가계대출 대상으로 확대하거나 은행권 주담대 위험 가중치를 상향하는 등 추가 조치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면 대출 시 은행권의 자본 적립 의무가 강화된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취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하는 장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이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자율적으로 DSR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 체계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신뢰 이슈가 불거진 만큼 환골탈태한다는 심정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며 “내년 1월 시행되는 책무구조도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전임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진 우리은행뿐 아니라 은행의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은행권이 예대 마진과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전통적 영업 모델을 탈피하고 인구구조 변화 등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며 “은행권의 혁신 노력에 장애가 되는 규제가 있다면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자영업자, 소상공인 부채 관련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한 부채관리’를 시스템으로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은행권이 예대마진과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영업모델을 탈피해야 한다며 정부도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