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해리스도 가상자산 지지…美 대선 코인정책 훈풍 부나
공식 민주당 후보 된 해리스 “신기술 성장 기반 마련할 것”
미국 대선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현지 가상자산 시장 역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보다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경쟁자인 트럼프 후보와의 대립이 본격화되며 해리스 역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나쁠 것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5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상자산 관련 질문에 대해 “신흥 기술과 그러한 종류의 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책을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주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당선시 불필요한 관료주의와 요식적 규제를 줄이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크립토 기업들과의 관계를 ‘재설정(reset)’하고 싶다 밝혔다. 해리스 후보는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를 산업을 지지하겠다는 태도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그간 민주당 소속인 해리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앞서 민주당 소속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며 엄격한 가상자산 정책을 이어왔다.
해리스 후보는 지금껏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 공식적인 발언을 꺼려왔다. 그는 가상자산 산업이 안전하지 않다며, 시장 안전장치와 규제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가상자산 산업계의 불만이 점차 커지며 해리스 후보는 이 같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스테이블코인 발행사(Circle), 가상자산 발행사 리플랩스(Ripple)와 접촉하는며 업계와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반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주요 대선 후보 중에는 처음으로 가상자산과 관련해 공개적인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7월에 트럼프 후보는 미국 테네시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나는 비트코인의 팬”이라는 발언했다. 해당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8000만원선 초반에서 9000만원까지 10%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그는 직접 가상자산 이더리움(ETH)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100만달러에서 500만달러 상당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과 관련된 트럼프 후보의 주요 대선 공략은 대표적으로 규제 완화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의 규제를 버리고, 가상자산 거래소에 적용되는 연방 규제를 다시 손질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자산으로 만들어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 제시하기도 했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투자자들에게 베스트케이스는 해리스 측도 그간의 ‘크립토 탄압’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대대적인 ‘친 크립토’ 스탠스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남은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누가 우세하든 상관 없이 크립토에 잠재적 불안 요소가 사라질 것이며, 연준 금리 인하와 맞물려 대대적인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