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손태승 전 회장 부정 대출 관련 "우리금융, 내부통제 부실 심각"

"부정 대출 늑장 보고에 이사회에는 미보고”

2024-08-25     원재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모든 사실을 알고있으면서도 뒤늦게 대처했다는 지적이다.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전경/ 사진 = 우리은행

25일 금융감독원이 배포한 ‘우리은행 전직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취급 관련 추가 사실에 대한 설명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 여신감리부서는 지난해 9~10월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우리은행 경영진에 보고했다.

우리금융은 손 회장 부정대출 사태에 이달 9일 수사기관에 보고했다. 하지만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해 3월 감사 결과가 반영된 안건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검사결사 우리은행은 이미 올해 1~3월 자체감사, 4월 자체징계 과정에서 이달 9일경 수사기관 고소 내용에 적시된 범죄혐의 및 관련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있었음이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인 2023년 7월 특정 영업본부장이 취급한 여신이 부실여신 검사 대상으로 계속해서 통보되던 상황에서 같은해 9~10월경 전직 지주회장 친인척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부실 해당 영업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에서야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이후 3월에 감사가 종료되고, 4월에 면직을 처리하는 등 자체 징계가 끝난 후에도 감사 결과를 금감원에 알리지 않았다. 

금감원이 지난 5월 제보를 받아 우리은행 측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하고 나서야 감사 결과를 전달하는 등 늑장 대처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현 경영진이 이번 사안을 제대로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그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은행은 대규모 부적정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대규모 부적정 대출과 관련해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 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