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에 특화 요금제까지…통신업계 보이스피싱 대책 '봇물'
다시 늘어나는 보이스피싱 피해 막으려 팔 걷어붙여
최근 통신업계가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체 태스크포스(TF) 발족은 물론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특화 요금제까지 내놓으며 고객 보호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242억원으로 벌써 2023년 피해액(4427억원)의 72%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2022년(5438억원) 대비 감소하던 흐름이었으나 올해 다시 증가세로 바뀐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시 늘어나자 통신업계가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는 IBK기업은행과 9월 25일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통3사는 인공지능(AI) 보이스피싱 탐지‧예방 기술을 통해 보이스피싱 의심거래 발생 시 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 수신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은행에 보이스피싱 위험도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은행은 이체·출금 차단을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4월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던 통신·금융업계는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추후에도 통신·금융 부문의 제도개선 사항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체마다 개별적인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SK텔레콤은 9월부터 불법 스팸 문자로 인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또 송수신 문자에 대해 필터링 정책 업데이트 시간을 종전 1일 1회에서 10분당 1회로 단축하고 불법 스팸 발송번호 등록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하는 등 필터링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KT는 9월부터 스팸 차단 서비스를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KT 안심정보'를 '마이케이티' 앱에서 제공한다. 이번에 마이케이티 앱에 추가된 KT 안심정보를 통해 고객은 직접 스팸번호와 문구 등을 설정할 수 있고 지난 일주일간의 스팸 차단현황 및 차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KB손해보험과 협업해 고객의 사이버 금융 범죄에 대한 피해 보상을 제공하는 '피싱∙해킹 안심서비스(보험)'를 제공한다. 보험 판매나 중개하는 방식이 아닌 이용기간 2년 이상의 장기고객에게 무상 제공되는 형태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인 KB리브모바일은 9월 5일 보이스피싱과 중고거래 사기를 함께 예방할 수 있는 특화 요금제 2종을 내놨다. 가입 고객이 등록한 번호의 핸드폰이 통화 중인 경우 KB국민은행의 자동화기기(ATM) 거래를 제한하는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가 탑재됐다. 통화 중이 아닌 경우에도 본인 확인 후 자동화기기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