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위기 고조에…비트코인 8000만원선 횡보[이주의 코인]
SEC, 리플사 상대 항소 제기…9% 하락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이며 8000만원선을 위태롭게 유지하고 있다.
4일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8% 오른 819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일 전 대비 약 5.4% 하락한 가격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중동에서의 무력 충돌 확산 우려가 커지며 흔들리고 있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한 이후 가상자산 순매수량이 1억 5000만달러 이상 감소하며 매도 압력이 커졌다.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이날 11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에서는 약 2억 4260만달러가 유출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달 27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유입을 보였으나, 이날 유출로 추세가 반전됐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매년 10월마다 강세장이 도래하는 ‘업토버’가 올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13년 이후 11번의 10월 중 9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역시 비트코인 가격은 10월에 약 30%가량 상승 마감했다.
다만 올해는 지정학적 위기와 호재 부족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줄어들며 ‘업토버’에 대한 언급 역시 다른 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막심 발라셰비치(Maksim Balashevich) 샌티멘트 설립자는 “약세장에 업토버 언급이 줄어들며 이번달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모양새”라며 “하지만 이렇게 낙관론이 부족한 것이 오히려 단기적 반등 여지를 준다” 고 전했다.
시가총액 7위 가상자산 리플(XRP)전일 대비 0.9% 오른 705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일주일간 약 9.2% 하락했다. 리플 가격은 지난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 미등록증권 소송 판결에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앞서 SEC는 지난 2020년 리플이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년간의 다툼 끝에 미국 뉴욕지방법원은 지난 8월 SEC가 기존 제시한 청구 금액의 8%가량에 해당하는 벌금만을 부과하는 것으로 소송을 종결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를 리플사의 승리로 해석했다.
이번 항소 결과 역시 앞선 판결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 리플랩스 최고법률책임자는 “SEC의 소송은 처음부터 비이성적이고 잘못된 방향이었다”며 “항소심에서 이를 다시 증명할 준비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항소 제기로 리플 기반 현물 ETF출시는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8월 리플사와 SEC간 소송이 종결된 이후 비트와이즈 등 투자사들은 리플 ETF신탁을 제출하는 등 리플 기반 ETF를 준비해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SEC가 리플사를 상대로 항소했으며 재판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리플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은 낮다”며 “대선 이후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시 ETF승인을 위한 새로운 제도가 생기면 ETF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