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일럿+ PC’ 진가 발휘… ‘윈도11 24H2’ 업그레이드 [권용만의 긱랩]
윈도10 지원 종료 예정, 구형 PC 강제 업그레이드는 ‘비추’
2015년 ‘윈도10’ 이후 10년 가까이 10월은 대형 윈도 업데이트가 등장한다. 특히 ‘윈도11’은 2021년 10월 처음 선보인 뒤 1년 단위로 대형 업데이트를 선보였는데 이 또한 매 해 10월에 맞춰 등장하고 있다. 올해의 대형 윈도 업데이트도 어김없이 10월에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1 24H2’를 10월 1일(현지시각)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공식 배포를 시작했다.
‘윈도11 24H2’는 이전 세대와는 몇 가지 구분되는 특징들이 있다. 지난 해의 ‘23H2’는 ‘22H2’의 연장선상에 있는 마이너 업그레이드였지만 24H2는 변화 폭이 큰 ‘메이저 업그레이드’로 분류된다. 이번 세대부터는 다양한 새로운 하드웨어 지원과 기능 추가 뿐만 아니라 ‘코파일럿+ PC’에서만 별도로 제공되는 기능들도 생겼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인텔, AMD의 최신 프로세서 기반 ‘코파일럿+ PC’의 기능 활성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월 정기 업데이트가 배포되는 ‘패치 화요일’은 미국 시각 기준 매달 둘째 주 화요일로 한국의 경우에는 보통 수요일 아침이 된다. 윈도11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시스템이라면 24H2 업그레이드가 이미 등장했거나 이번 패치 화요일의 윈도 업데이트에 등장할 수도 있지만 등장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들이 직접 업데이트 툴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수도 있다. 물론 직접 업그레이드하는 경우에는 현재 ‘알려진 문제’들을 직접 검토해 문제가 없을지 고민해야 한다.
윈도11 24H2 신기능들 ‘코파일럿+ PC’에서 진가 나와
사실 ‘윈도11 24H2’는 이미 ‘코파일럿+ PC’ 요건을 갖춘 PC들에 이미 선탑재돼 제공되고 있다. 이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 뿐만 아니라 AMD의 라이젠 AI 300 시리즈, 인텔 ‘코어 울트라 2세대’ 탑재 제품도 마찬가지다. 이에 윈도11 24H2는 이미 6월부터 정식 버전이 등장한 상태였고 매 달 패치도 제공되고 있었으며 10월 1일은 코파일럿+ PC 이외의 사용자들에 ‘일반 공개’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윈도11 24H2에서 주목받는 변화는 새로운 ‘코파일럿+ PC’들에서 주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코파일럿+ PC’와 함께 등장했던 ‘리콜(Recall)’ 기능이 이제 공식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사용 환경을 AI 기반에서 화면 캡처와 문자 인식 등으로 파악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빠르게 검색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리콜 기능을 10월 윈도 인사이더 커뮤니티를 통해 퀄컴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에서 먼저 선보이고 인텔과 AMD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에서는 11월 중 배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리보기 기능으로 제공될 ‘클릭 투 두(Click to do)’는 단축키를 통해 기능을 불러내면 화면의 텍스트나 이미지 등을 인식해 적절한 작업을 제안하는 AI 기반 기능이다. 이와 함께 윈도의 검색 기능도 간단한 키워드만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향상됐다.
윈도에 제공되는 기본 앱에서도 추가 기능이 있다. ‘사진’ 앱에서는 AI 기반으로 사진의 해상도를 높이는 ‘슈퍼 해상도(Super Resolution)’ 업스케일링 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그림판’에서는 이미지 생성 기능을 넘어 AI를 이용한 ‘생성형 채우기와 지우기’가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코파일럿+ PC’ 가 아니라도 윈도11 24H2에서 기대할 만한 특징들이 여럿 있다. 점점 많은 최신 PC들에 탑재되고 있는 ‘와이파이 7’ 규격이나 ‘블루투스 LE(Low Energy)’ 오디오 지원이 추가됐다. 전원 설정 등에서 기존에는 ‘제어판’으로 가야 설정할 수 있었던 설정 몇 가지가 ‘설정’ 앱으로 옮겨왔다. ‘탐색기’에서도 UI 개선과 함께 압축 파일 형식 지원이 zip 뿐만 아니라 7-zip, TAR 등까지 확장됐다.
이 외에도 그래픽 지원에서는 동적 주사율(DRR:Dynamic Refresh Rate) 사용 여부를 토글로 제어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주사율을 사용하는 모니터 구성 등에서 주사율 제어 로직도 개선됐다. ‘배터리 세이버’와 ‘동적 주사율’ 기능의 연동도 추가돼 시스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제 윈도 커널에도 러스트(Rust) 언어를 사용해 보안성을 높였고 리눅스에서 시스템 관리자 권한을 얻을 때 쓰던 ‘sudo’ 명령어를 윈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기다리거나 지금 바로 시작하거나
일반적인 ‘윈도11’의 지원 기간은 최신 버전을 기준으로 공개 후 약 2년 정도로 보통은 2년 안에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지원 기간을 갱신하게 된다. 아직 윈도11의 22H2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면 올해 10월 8일 마지막 업데이트가 제공된다. 23H2로 업데이트하면 2025년 11월 11일까지 주요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올해 등장한 24H2는 2026년 10월 13일까지 주요 업데이트가 제공될 예정이다.
기존의 22H2나 23H2에서 24H2로 업그레이드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윈도 업데이트에서의 ‘업그레이드’ 메시지를 기다리는 것이다. 업데이트를 위한 모든 조건이 다 갖춰졌다면 따로 뭔가를 준비하지 않아도 윈도 업데이트에서 다음 버전으로의 업데이트가 준비되었음을 알려올 것이다. 하지만 이 업그레이드 메시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준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공되는 만큼 지금 바로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그냥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업그레이드에 나설 수도 있다.
직접 설치에 나서는 방법도 몇 가지가 있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윈도11 설치 어시스턴트’를 사용해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클릭 몇 번으로 작업을 끝낼 수 있다. 혹은 윈도11의 ISO 디스크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에 나설 수도 있다. ISO 디스크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루퍼스(Rufus)’ 등의 도구를 통해 원래 지원되지 않는 시스템에도 윈도11을 설치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사실 윈도 버전 업그레이드에 있어 가장 추천되는 방법은 ‘윈도 업데이트의 메시지 기다리기’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PC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경우에는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윈도11 24H2’에도 이러한 몇 가지 ‘세이프가드(Safeguard)’가 설정돼 있다. 이 조건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윈도11 23H2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해결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
현재 알려진 윈도11 24H2의 ‘세이프가드’는 대략 6개 정도다. 먼저 ‘이지 안티치트(Easy Anti-Cheat)’와의 호환성 문제로 블루스크린이 등장하는 등의 문제가 보고돼 있는데 이를 사용하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면 문제 해결을 기다리는 게 좋겠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나 ‘포트나이트’, ‘기어스 5’, ‘검은사막’, ‘로스트아크’ 등이 있다.
몇몇 장치 드라이버와의 문제도 있다. 특정 버전의 ‘인텔 스마트 사운드 기술(SST)’과의 호환성 문제가 있다. 이는 시스템 제조사가 제공하는 드라이버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보통 노트북 PC에서 많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몇몇 지문 센서가 잠금 상태에서 깨어날 때 사용할 수 없는 문제도 있는데 이 또한 제조사의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시스템 제조사의 업데이트 지원이 없다면 업데이트 시기가 크게 늦어질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몇몇 소프트웨어들과의 호환성 문제가 업그레이드를 막는 ‘세이프가드’로 설정돼 있다. 먼저, ‘Safe Exam Browser’는 3.7 혹은 이전 버전과의 문제가 보고돼 있는데 최신 3.8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아스팔트 8’ 게임과의 호환성 문제는 게임의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배경화면 커스터마이즈를 위한 외부 애플리케이션과의 호환성 문제가 보고되고 있는데 앱을 업데이트하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윈도10 지원종료 1년 앞둬, 구형 PC 대거 정리의 기회
윈도11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제법 까다로운 시스템 구성 요건을 필요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한 최소사양과 별개로 실제 공식 지원 PC는 최소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혹은 ‘AMD 라이젠 2000 시리즈 프로세서’ 이후 세대부터다. 이보다 이전 세대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하거나 TPM(Trusted Platform Module) 2.0을 갖추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설치나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제약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1 출시 당시부터 이 시스템 제한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고 ‘루퍼스’ 등의 툴은 윈도 설치 USB를 만들 때 이를 통합해 주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윈도11 24H2까지도 ISO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 ‘setup /product server’ 명령어로 윈도 서버용 설치를 사용해 지원되지 않는 시스템에도 시스템 구성 확인을 생략하고 업그레이드 설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구형 PC에 ‘윈도11’만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은 추천하기 어렵다. 일단, 윈도11에는 CPU와 TPM 이외에도 UEFI(Unified Extensible Firmware Interface) 펌웨어 등의 필수 조건이 있다. 이에 우회 방법을 쓴다 해도 실질적인 한계는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정도가 될 것이다. 업그레이드를 했더라도 이후 업데이트 지원 등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편, 윈도11 24H2부터는 CPU에 요구되는 명령어 수준도 높아지긴 했는데 기존의 공식 지원 제품 구성보다 몇 세대 전의 제품에서도 충족되는 만큼 큰 의미는 없다.
기존에 윈도10을 잘 쓰고 있었지만 윈도11로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전의 PC는 내년 10월 전까지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2016년 8월 처음 등장했으니 2025년이면 대략 9년이 지난다. 8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기점으로 이후 세대들의 상품성이 크게 높아진 점, 최신 모델들과의 기능이나 성능, 전력 효율 등을 모두 고려하면 10년 된 PC는 남겨두는 것이 손해일 정도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