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혐의' 카카오 김범수, 법원에 보석 청구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에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은 구속된 피고인이 일정금액의 보증금을 내거나 담보를 제공할 경우 일정한 조건을 걸고 풀어주는 제도다. 보석이 허용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은 보증인을 세워 거주지를 정하고 사건 관련인과 접촉을 제한하는 조건을 지켜야한다. 김 위원장의 보석 심문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2023년 2월 16~17일과 27일 3일간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원아시아파트너스 명의로 약 1100억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매수·물량소진 주문 등으로 총 363회에 걸쳐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같은 달 28일에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명의로 190회에 걸쳐 약 1300억원 상당의 SM 엔터 주식을 사들인 혐의도 받고 있다.
9월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2270여개에 달하는 증거를 제출하며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이 일어난 범행 배경과 공모 방법 등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배재현 전 카카오투자총괄대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이 김 위원장과 SM 주식 매수를 위해 철저한 계획하에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봤다.
그러나 김 위원장 측은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이뤄진 (SM엔터테인먼트) 지분매수"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2023년 11월 구속기소됐다가 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받고 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한 혐의로 4월 구속기소된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도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