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업비트 이자비용, 기업금융으로 상쇄”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취임 후 IPO 기자간담회로 첫 대면 최 행장, 카카오뱅크 주가 부진 질문에 "거버넌스 리스크에서 자유로워"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상장 후 주가 관리에 관해 “(케이뱅크는) 거버넌스 관련 리스크에서 상당히 자유롭다”고 밝혔다. 또한 국감에서 제기된 업비트 관련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우려에 관해서는 기우라는 뜻을 내비치며, 증가한 업비트 이자 비용은 기업금융으로 상쇄하겠다고 말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케이뱅크는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어 주주환원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우형 행장은 주가 관리에 대한 질문에 “경영진의 의무로서 지속적인 주가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동종 업계 상장 선배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직후 고점 대비 70% 넘게 하락하면서 공모가였던 3만9000원에도 한참 못미치는 상황이다.
이에 관해 최 행장은 “경쟁사에 대한 (언급은)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케이뱅크는 거버넌스 관련 리스크에서 상당히 자유롭다”고 말했다. ESG 또는 브랜딩 등 측면에서도 상당히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대부분의 인터넷은행은 가계금융에 주력하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올해 초부터 소상공인 자금공급 애로를 해소하고 성장의 한 축으로 삼기 위해 비대면 소호 담보대출을 확대했다”며 “(해당 상품이)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모 물량의 50%가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은 구주매출이라는 점이 우려된다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준형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카카오페이나 크래프톤 등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유통 가능 주식이 40% 수준이었음에도 성공적으로 상장했다”며 “시장 추이로 봤을 때 케이뱅크는 그리 많은 수준은 아니며, 적정한 주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형 CFO는 업비트 이용료율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 대해 “현재 예치금(약 3조2000억원) 기준으로는 이자 비용이 연간 600억원 정도”라며 “SME(중소기업대출) 등 기업대출을 통해 4~5조원 성장할 것으로 기대 중이라, 업비트 (이용료율 상향) 효과를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완료 시 공모 유입 자금에 더해 과거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7250억원까지 1조원의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최우형 행장은 “2021년 증자 당시에 BIS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7250억원의 자기 자본이 IPO 이후에 성장 재원으로 쓸 수 있게 전환이 된다”며 “올해 새로 출시된 담보대출과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한 첨단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형 행장은 내년 10월 종료되는 업비트와의 계약에 관해 “계약 관계보다는 협력 관계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업비트와 처음 계약을 맺으며 양사가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케이뱅크) 뱅킹 앱 내에서 가상자산 시세뿐만 아니라 투자 잔액까지 조회할 수 있게끔 하며 양사의 (서비스) 통합 사업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업비트 가상자산 예치금 뱅크런 우려에 대해서는 ‘기우’라는 뜻을 밝혔다. 최우형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대출 재원으로 못 써 예치금은 고유동성의 안정적인 MMF(초단기 채권형 펀드), 국공채로만 운용 중”이라며 “업비트 비즈니스에 대한 의존도 역시 매우 축소된 상태”라고 답했다. 2021년 53%에 달했던 예치금 비중이 올해 상반기에는 17%까지 줄었다는 설명이다.
최 행장은 “업비트와의 성공적인 제휴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선도 기업들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KT와 BC카드 등 주요 주주사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형 행장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의 성장 전략은 한계가 있지 않냐’는 질의에 대해 “대부분 (주담대가) 케이뱅크 성장을 이끌어 왔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가계대출 우려 때문에 은행의 가계대출 성장에 제한이 있다”며 “케이뱅크는 기업금융으로 돌파구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상장으로 유입될 자본을 활용해 대출상품의 유형과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리테일 ▲SME·SOHO(개인사업자) ▲플랫폼 등 세 가지 부문에 집중하는 성장 전략을 택한다.
최우형 행장은 취임 시 내세운 ‘혁신 투자 허브’의 본격적인 구현을 통해 플랫폼 사업 확대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의 협력으로 플랫폼 비즈니스 스펙트럼이 넓다는 설명이다.
그는 “앱 내에 주식, 채권, 외환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뿐 아니라 대체불가능토큰(NFT), 명품, 예술품 등 새로운 투자상품이 다분화돼 있다”며 “이를 위해 커뮤니티 기능이 담긴 투자 전용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투자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고 덧붙였다.
한편, 케이뱅크는 16일까지 진행 중인 수요 예측을 거쳐 오는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케이뱅크의 공모 규모는 총 8200만주다. 주당 희망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으로 희망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9840억원이다. 일반 청약은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이며 상장일은 오는 30일이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