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내걸었던 월드코인, '월드'로 이름 바꿔… 홍채 외 여권인증 추가
챗GPT 아버지 샘 알트먼 개발 신분증 증명으로 월드ID 이용자 보급 가속화
‘챗 GPT의 아버지’ 샘 알트만이 개발한 블록체인 월드코인이 확장을 위해 홍채 외에 여권을 신원 인증수단으로 추가하고, 이름도 '월드코인'에서 '월드'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월드코인 개발사 '툴스 포 휴머니티(TFH)'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전 세계 첫 공식 행사 '어 뉴 월드'(a new world)를 열고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월드 네트워크(World Network)'로 리브랜딩한다고 밝혔다.
월드코인은 챗GPT 개발자인 샘 알트만과 알렉스 블라니아가 공동 개발한 블록체인이다. 오브(ORB)라는 기기로 개인의 홍채를 수집해 신원인증을 하고 ‘월드ID'를 제공한다. 월드ID 보유자에게는 일정기간마다 가상자산 월드코인(WLD)이 배포된다. 향후 홍채 정보 인증 고객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 TFH는 리브랜딩과 함께 ▲새로운 오브 ▲월드ID 3.0 ▲월드앱 3.0 등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을 발표했다.
샘 알트만 TFH 창업자는 “우리는 AI의 진보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래 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며 “세상이 AI를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알렉스 블라니아 월드코인 CEO는 “AI세대가 시작되면 인간의 신원을 증명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전화, 카메라, 페이스ID같은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고, 물리적 방법이 필요다는 결론에 이르러 오브(Orb)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발표된 새로운 오브는 기존보다 적은 부품으로 설계돼 개발 비용을 낮췄으며, 인증 시간이 3배 가량 빨라져 효율성이 높아졌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TFH는 셀프 오브 서비스, 주문형 오브 등 새로운 모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주문형 오브는 2025년부터 구매 가능하다.
기존 홍채 인식 외에도 월드ID가입을 위한 새로운 인증 방식도 도입했다. TFH는 '월드ID크리덴셜' 을 도입, 오브 인증을 받지 않고도 여권 정보를 이용해 월드 앱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알트만 창업자는 “현재 보급된 오브가 충분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신분증과 신원인증이 가능한 고유 문서등을 사용해 월드코인에 가입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더 많은 사람을 유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했다.
앞서 월드코인은 기존의 오브 사용을 통한 홍채 정보 수집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각국 규제기관으로부터 질타를 받아왔다. 국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지난달 월드코인의 홍채 무단 수집과 관련해 과징금 11억원을 부과했다. 월드코인은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며 규제방침에 따를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알트만 창업자는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AMPC(Anonymized Multi-Party Computation, 익명 다중 계산)기술을 개발했으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해당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며 “정부가 발행한 신분증과 월드ID를 결합해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이날 TFH는 월드 앱 내 미니앱(Mini App) 기능과 타사 앱에서 월드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인 월드 앱3.0, 그리고 월드체인 메인넷 출시 소식 등을 밝혔다.
알트만 창업자는 “세상은 지금 플랫폼 변화와 기술 혁명을 겪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이전에 경험한 어떤 것보다도 큰 변화일 것”이라며 “월드코인은 새로운 세상을 위한 중요한 기술 인프라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