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위 “애플 통화녹음, 개인정보 문제 생기면 조사”
“SKT 에이닷 개인정보 침해 여부 살피면서 정책 펼치겠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통화녹음 서비스를 허용한 애플에 개인정보 문제가 생기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애플이 통화녹음을 시작한 것과 관련해 "우려가 있으면 살펴볼 생각이다"라며 "항상 개인정보 관련 문제가 제기되면 조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플 관련해도 국내사업자와 똑같은 기준으로 대할 생각이다"고 했다.
최근 국회가 SK텔레콤(SKT)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을 지적하고 나선 것에는 "개인정보를 침해하는지 살피면서 AI 발전, 서비스를 통해 얻는 이용자 효용 등을 따져 균형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휴대폰 녹음을 해도 큰 문제가 없으니 이러한 기반에 맞춰 업체들이 서비스를 하려고 한다"며 "외국은 아예 전화기 녹음 기능이 없다. 사실 에이닷을 보니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을 통해 정보주체가 도움받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올해 6월 '에이닷'이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SK텔레콤에 시정권고를 내렸다. SK텔레콤은 에이닷 이용자가 녹음한 음성 파일에서 전환된 텍스트 파일을 보관하는 시스템 등에 접속기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이날 "에이닷 관련해 사전 실태점검을 진행해 개선을 권고했다. 기한 90일을 주고 이행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아직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다"며 "기한이 도래하면 개선권고한 내용대로 잘 이행하는지 살핀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구글, 메타 등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소송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증액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 위원장은 "부족하지만 공무원은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일한다"며 "현 상황에서 100% 증액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얼마 전 법원에서 진행된 메타 재판에 다녀왔고 구글 재판도 직접 갈 생각이다. 로펌을 원하는 만큼 쓸 수 없으니 재판부에 '정부가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소송에서 꼭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싶다"며 "재판부에 진정성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