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스북, 실질 수익 10배 이상 차이…법인세는 '쥐꼬리'

2024-11-06     이선율 기자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실질적 수익과 법인세가 적게 추산돼 조세회피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계에선 정부 당국이 조세 정의 실현 원칙에 따라 해외 빅테크에게도 국내업체와 동등한 과세 형평성을 갖춰야한다고 제언했다.

구글 웹 브라우저. / 픽사베이

6일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작성한 '해외 빅테크 기업 한국 법인의 매출액 및 법인세 2023년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보고서 기준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653억원이다. 실제 납부한 법인세는 155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IT산업 성장률, 국내 경제 성장률, 구글코리아의 영업수익 성장률 등 세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해 실질적인 매출 및 법인세 규모를 추정한 결과는 달랐다.

우선 지난해 IT시장분석·컨설팅 기관인 IDC 코리아 기준 IT산업 성장률(5.7%)을 적용할 경우 매출액은 최소 4조 8650억원에서 최대 10조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적용하면 최소 2080억원에서 최대 4540억원의 법인세를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구글코리아 영업수익 성장률(5.9%)를 적용할 경우 매출액은 최소 5조2220억원에서 최대 12조1350억원으로 추산된다. 만약 이를 적용하면 최소 2230억원에서 최대 5180억원을 법인세로 내야 한다. 

마지막 시나리오인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1.4%)을 적용하면 구글코리아의 매출은 최대 10조1330억원으로 법인세를 최대 4320억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코리아도 감사보고서에 나온 매출액, 법인세가 실질적인 수익 구조 등을 고려해 집계한 수치와 달랐다. 

페이스북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상 매출은 651억원, 법인세는 51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의 경우 광고재판매수익 372억원과 서비스 수익으로 구성되는데, 광고재판매수익은 광고 총판매액 8168억원에서 광고매입비용 7796억원을 차감한 수치다. 이 광고매입비용은 페이스북코리아 본사에 송금하는 금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이용자 광고 클릭비중을 고려한 시나리오로 페이스북코리아의 매출을 추정하면 1조1934억원이다. 법인세는 509억원으로 추산된다.

페이스북코리아의 가장 보편적인 광고 노출 비용의 근거는 CPM(노출당 비용)이다. 광고의 노출 1000회당 발생하는 비용으로, 광고 조회수 1000회당 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평균금액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코리아의 2023년 감사보고서상 보고 매출액 및 법인세인 651억원과 51억원에 비교하면 각 18.3배, 10배에 달한다.

글로벌 구독자 대비 국내 구독자 비율(0.3%)를 적용하면 지난해 페이스북코리아 매출액을 추정하면 6102억원, 법인세는 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감사보고서상 수치보다 높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는 "위의 추정치(매출, 법인세)대로라면 해외 빅테크 기업의 한국 법인은 높은 성장세는 누리면서도 정작 국내 빅테크 기업과 같이 조세 의무는 다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라며 "정부 당국의 조세 정의 실현을 통한 국내 플랫폼 시장의 경제 질서 수립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