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2025년 AI 칩 대량 생산 추진…미국 제재에도 강행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가 2025년 1분기부터 최신 인공지능(AI) 칩 ‘어센드(Ascend) 910C’의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로이터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AI 칩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화웨이가 어센드 910C의 샘플을 일부 기술 기업에 제공하고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고 주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칩은 엔비디아의 AI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미 정부의 제재로 인해 칩 생산 수율(전체 생산품 중 정상 작동 칩의 비율)이 낮아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술 기업들이 자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련의 수출 규제를 도입했다. 특히 2020년 이후 중국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 장비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필수적이다. ASML은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규제로 인해 중국에 자사의 심자외선(DUV) 장비 공급도 중단했다.
이 같은 제재는 화웨이의 칩 제조 파트너인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의 생산 효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MIC는 현재 어센드 910C를 N+2 공정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수율은 약 20%에 불과하다.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최소 70% 이상의 수율이 필요하다.
화웨이의 이전 모델인 N+2 공정 910B 역시 수율이 약 50%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 목표가 축소되고 주문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올해 중국 바이트댄스는 10만 개 이상의 어센드 910B 칩을 주문했으나 7월까지 약 30%에 불과한 3만 개를 수령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강력한 수출 규제로 인해 화웨이는 단기간 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정부 및 전략적 기업 고객의 주문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또한 SMIC 외에도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사 TSMC의 칩을 일부 보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TSMC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의 910B 칩 제조에 자사 칩이 사용된 사실을 보고했으며 미국은 이를 계기로 중국 고객에게 첨단 AI 칩 공급을 중단하도록 TSMC에 지시했다.
미국 정부 또한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