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앞둔 증권街, 실적 양극화에 CEO 거취 ‘촉각’

삼성 박종문 대표 연임 성공, 하나·미래에셋·한투 등도 연임 전망

2024-12-04     원재연 기자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유임·교체 여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사진 = 뉴스1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 미래에셋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11개 증권사 최고경영자 1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업황 악화에도 호실적을 낸 곳이 있는 반면, 일부는 부동산 PF 여파에 경영난을 겪은 곳도 있어 교체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삼성증권은 박종문 대표가 자리를 지켰다. 박 대표는 지난해 삼성증권의 대표로 임명돼 올해 3월 취임했다. 삼성증권은 3분기 9949억원을 기록해 창사 처음으로 ‘1조 클럽’ 달성을 넘보고 있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도 올해 우수한 실적을 낸 만큼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익 각각 1958억원과 18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실적과 더불어 강 대표가 지난해 1월 취임한 만큼 ‘2+1’의 임기를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위 왼쪽부터)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이홍구 KB증권 대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아래 왼쪽부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김미섭 미래에셋 대표, 허선호 미래에셋 대표

미래에셋의 김미섭, 허선호 대표는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재신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래에셋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145억원을 달성하며 올해 ‘1조클럽’ 재입성이 유력해졌다는 평가다. 

KB증권의 이홍구 대표도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20.3% 증가한 누적 73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자산관리(WM) 부문 대표로 선임됐으며,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기업금융(IB) 부문을 맡은 김성현 대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윤종규 전 회장 시절인 지난 2019년 선임돼 네 차례 연임했다. 김 대표는 이미 3년 이상 임기가 채웠으며 양종희 회장이 인적 쇄신을 예고한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대표이사 역시 재신임 가능성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순익 1조 416억원을 기록, 3년만에 1조클럽 달성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취임해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나, 한국투자증권은 기본적으로 임기 1년을 추가하고 있다.

한편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연임 전망이 갈리고 있다. 

실적 개선에 성공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는 유임이 유력하다. 교보증권은 올해 3분기 전년동기 145% 증가한 누적 영업이익 1556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94억원을 낸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와 누적 영업손실 764억원을 기록한 전우종·정준호 SK증권 대표는 내년 3월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대표는 아직 임기가 1년 남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1300억원 규모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