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신폰에 7나노 칩 사용…"반도체 발전 속도 지체 시사"

2024-12-12     이광영 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70 프로 플러스에 이전 모델과 동일한 7나노미터(㎚) 공정 모바일 AP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 ‘메이트(Mate) 70’ / 화웨이 웨이보 계정

11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메이트 70 프로 플러스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제작한 7㎚ 공정 프로세서 '기린 9020'이 탑재돼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메이트 60 시리즈에 사용된 기린 9010에서 일부 개선됐지만 기술적 도약은 보이지 않았다 것을 보여준다.

테크인사이츠는 “초기 소문과 달리 기린 9020은 5㎚ 공정이 아닌 7㎚ 공정으로 제작됐다”며 “기린 9020은 기린 9010에서 점진적으로 개선된 제품으로 이는 SMIC의 제조 역량에 맞춰 기존 설계를 다듬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메이트 70이 화웨이의 기술 수준이 대만 TSMC에 5년쯤 뒤처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TSMC는 이미 2018년에 7㎚ 칩을 출시했으며 2025년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2㎚ 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글로벌 경쟁사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도 SMIC가 첨단 반도체 장비 부족으로 칩 성능과 생산 효율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네덜란드 ASML의 최신 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점이 기술 발전의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화웨이는 메이트 60 시리즈에 이어 7㎚ 공정 AP를 탑재하고 토종 OS를 적용한 메이트 70 시리즈를 선보이며 기술 독립을 강조했다. 하지만 메이트 70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전작보다 약하며 매출 역시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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