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챗GPT VS 삼성·제미나이' 합종연횡 대결 본격화

2024-12-15     이선율 기자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를 적용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이면서다. 

AI 챗봇이 스마트폰 명령어를 듣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 DALL·E

제미나이 품은 삼성 '온디바이스AI' 구축에 속도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제품에 AI를 적용하는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목표로 구글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구현되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이 있다. 손가락으로 간단한 동작을 그리면 이미지나 텍스트의 세부 정보를 자동으로 검색할 수 있는 AI 기능이다. 이 기능은 내년 출시할 AI PC '갤럭시 북5 프로'에도 적용됐다. 회의 기록, PDF 번역, 스케치 변환, 모바일 제스처 검색 등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AI 기능인 '노트 어시스트'도 구글과 협업한 사례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구축을 위해 최근 메모리 용량도 확대했다. 내년 공개를 앞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5 울트라'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을 상향한 최대 16기가 바이트(GB) 램을 탑재할 예정이다. 원활한 온디바이스(내장형) AI를 구축해 AI폰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가 스마트폰이나 PC 등 단말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모으고 연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망 없이 구현돼 정보가 오가는 동안 데이터 전송 지연 등 문제가 생기지 않고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 문제 우려가 적은 점이 장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맥쿼리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에는 최소한 12GB 수준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챗GPT 통합한 AI, 애플 생태계 확대 본격화

애플은 오픈AI와 손잡고 생성형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생태계를 넓혀나가고 있다. AI는 챗GPT의 최신형 버전 GPT-4o가 탑재됐다. 사용자는 별도 챗GPT 앱 구동을 하지 않고도 사용자가 시리에 질문을 하면 챗GPT가 답을 할 수 있다. 

GPT-4o가 아이폰에 탑재되면서 오디오, 이미지, 비디오에도 응답이 가능한 멀티모달 AI 체험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이를 이해해 답해주는 한편 영상으로 수학문제 풀이도 가능하다. 다만 사전에 챗GPT 이용을 허용해야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 전 기종의 용량을 8GB로 늘렸다. 전작 아이폰15 시리즈 대비 램 용량을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사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또 애플은 내년 출시할 아이폰17 시리즈에도 최소 12GB이상 램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AI 안정성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첫날부터 챗GPT가 4시간 가량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챗GPT 업데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AI 활용량은 앞으로도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 이용자 수요를 미리 잘 예측해 서버 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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