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가상화폐 사기 권도형 미국행…100년형 선고 받을 수도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4)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송환됐다. 몬테네그로 정부는 31일(현지시각)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씨의 신병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인도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권씨는 지난 2022년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약 50조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가상화폐가 폭락 위기에 처한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숨기고 사업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발생 후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와 두바이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한국과 미국 양국이 권씨의 범죄인 인도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몬테네그로 1심과 2심 법원은 한국 송환을 결정했으나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지난 9월 ‘범죄인인도 청구가 경합하는 경우 법무부장관이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권씨는 한국의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을 기대하며 한국행을 희망했으나 결국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미국 송환을 최종 결정했다.
미국에서 권씨는 상품사기, 시세조작, 증권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한국의 예상 형량이 40년 안팎인데 비해 미국에서는 각 범죄 형량의 무제한 합산이 가능해 100년 이상의 초장기형이 예상된다.
대한민국 법무부는 “앞으로도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인이 양국에서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며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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