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LG 노바 센터장 “차세대 유니콘 육성, LG표 시스템 구축” [CES 2025]
“LG전자는 가전 1위, TV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회사입니다.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겁니다. 그래도 회사가 더 성장하려면 기존에 해왔던 것에 플러스 알파로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신사업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LG는 LG 노바(NOVA)로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겁니다.”
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장 부사장은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에서 LG전자의 신사업 방식을 설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LG노바는 매년 ‘미래를 위한 과제’를 진행한다. LG노바는 이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육성, 이들과의 협력을 통한 LG전자의 신사업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한다. 그리고 그 사업을 독립법인으로 설립(스핀아웃)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석우 부사장은 이날 LG노바를 소개하면서 LG전자가 스타트업을 육성해 차세대 ‘노바콘’을 배출할 것으로 자신했다. 노바콘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달성한 유니콘의 LG 노바 버전을 말한다. LG노바는 실제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프라임포커스 헬스(Primefocus Health)’를 헬스케어 독립법인으로 배출했다.
프라임포커스 헬스는 LG노바 신사업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시작했다.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사후관리를 돕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프라임포커스 헬스는 LG노바와 전략적 협업 관계인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초기 시장진출(GTM)을 준비하고 있다.
이석우 부사장은 “LG노바가 벌써 4년이 됐는데 3년 동안 일단 스타트업을 모으고 비즈니스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해 시행착오와 출하 과정을 거치며 노하우와 인프라를 쌓았다”며 “LG가 이렇게 시스템을 만든 건 스타트업이 부족한 브랜드, 펀딩(투자유치), 첫 번째 고객(커스터머) 등 세 가지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경쟁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어딜 가서 투자를 유치하려고 해도 ‘그래서 네가 누군데?’를 먼저 듣지 같이 일해보자는 말을 듣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는 첫 번째 고객이 생겨나기 어려운 이유다. 일단 고객이 생기면 스타트업도 기존 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이 세 가지 요인이 부족해 시작부터 난관을 겪는 셈이다.
이 부사장은 “LG가 만드는 비즈니스는 이 세 가지를 갖추고 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LG라는 브랜드가 있으니 브랜드 문제가 바로 해결되고 펀딩은 LG 돈으로도 할 수 있고 외부 자금으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 자금으로 펀딩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우리만의 비즈니스가 될 수 있으니 실패확률을 낮추기 위해 외부의 냉철한 투자자와 접촉해 그들의 투자를 받고 투자자들이 첫 번째 고객이 되도록 했다”며 “또 LG는 처음부터 스타트업을 만들어 끝까지 가는게 아니라 잘되면 다른 기업을 특정 스타트업에 인수합병도 할 수 있어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평균 시간보다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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