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CEO “中 기업 대항하려면 제품 경쟁력 우위 유지해야” [CES 2025]

2025-01-09     라스베이거스=변인호 기자

“중국의 위협을 그동안 인식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제품 경쟁력과 기술에서는 우위를 유지하고 사업 모델과 사업 방식은 차별화하는 쪽으로 대응하고자 합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8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조 CEO를 비롯한 LG전자 임원진은 이번 CES가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 시도가 눈에 띈다고 밝혔다. 

실제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은 생활가전에 관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스로 하이센스와 TCL을 꼽았다.

류재철 사장은 “미국은 트럼프 1기 때부터 중국산 제품 고관세 등으로 사실상 중국 기업의 진출이 막혀있었는데 최근 조금씩 미국 시장을 두드리는 모습이 보인다”며 “TCL 부스에서 볼 수 있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진 미국형 세탁기, 하이센스 부스에 미국 시장을 본격 진입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라인업이 보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LG전자 이삼수 CSO 부사장,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 조주완 CEO 사장,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 김병훈 CTO 부사장. / 변인호 기자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사장 역시 “중국 업체의 TV가 110인치, 115인치, 116인치 등 상당히 커졌는데 이걸 LG전자가 어디까지 쫓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며 “올해 LG전자도 100인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100인치는 한국 가옥 기준으로 엘리베이터에도 들어가고 실내 반입을 위해 문을 뜯지 않아도 되는 크기인데 TV를 더 크게 만들었을 때 이걸 수용할 수 있는 가옥구조가 글로벌에 몇 가구나 될 것이냐 하는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박형세 사장은 중국 기업이 큰 화면 TV를 들고 미국이나 호주 같은 대형 TV 수요가 있는 국가를 위주로 공략한다고 봤다. 그는 LG전자가 중국 기업의 초대형 TV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100인치 이상의 TV를 만들지 여부는 고객 관점에서 의사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주완 CEO는 “제품 경쟁력은 우위 유지 전략을 계속 유지하면서 TV 같은 가전은 LG전자만의 시스템을 통해 화질이나 음질을 개선해야 될 것 같다”며 “중국 기업의 원가 경쟁력은 LG전자가 유심히 관찰해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조 CEO는 이어 “가전제품을 플랫폼화해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는 식으로 사업 모델은 차별화해야 한다”며 “유통 마진은 줄이고 고객 접점은 늘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LG전자가 활용하는 그야말로 ‘경험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화두를 가져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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