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외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보험사 인수 성공하나
주주서한, 윤리경영 선포 등 주주·고객 마음잡기 나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주주와 고객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주 서한을 통해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내부 윤리경영 실천 서약을 통해 신뢰를 최우선 하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후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만에 전임 회장의 대규모 부당대출 의혹과 지점 직원의 횡령 등으로 감독당국의 집중 타겟이 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은 최근 주주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금융을 더욱 강하고 견실한 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저평가 노력을 해소하겠다"고 다짐했다.
임 회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금융, 자본시장, 글로벌, 자산관리 등 핵심사업 분야에서 계열사별 역량을 강화하고, 임베디드 금융 제휴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2025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을 개최하고 그룹 계열사 대표들과 ‘윤리경영 실천 서약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올해는 신뢰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개인의 윤리의식 제고와 조직 내 윤리적 기업문화 정착, 그룹 차원의 윤리경영 실천에 모두가 한뜻으로 몰입해 반드시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의 윤리의식 내재화와 지속적인 조직 점검, 그리고 엄정한 신상필벌 원칙을 강하게 적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임종룡 회장 부임이후 발생했던 온갖 금융사고의 원인이 결국 내부통제 실패에 따른 것 아니었냐는 반성에 근거한 것이란 진단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와 100억원대 횡령 사고 등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 취임 전 2022년 700억원대 대규모 횡령 사건의 기억도 생생하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윤리경영실을 신설, 실장에 검사 출신 이동수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를 영입했다. 윤리정책 총괄과 경영진 감찰을 전담케 하는 등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임 회장은 최근 우리은행의 계파문화 청산을 통한 기업문화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상업-한일 합병 26년 만에 퇴직직원 동우회를 통합, 조직문화 쇄신에 나섰다. 다만 조병규 전 행장(상업은행 출신)의 후임자로 정진완 신임 행장(한일은행)이 선임되면서 기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가며 은행장을 맡았던 관행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후 관심은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쏠린다. 우리금융은 16일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보험사 인수는 임종룡이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선 당장 금융감독원의 우리금융·은행의 정기검사 결과 성적표가 나와야 한다. 감독당국은 '매운맛'을 예고해 놓고 있지만 발표를 계속 미루고 있어 그 진위 여부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결과에 따라 향후 매겨질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자회사 편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우리금융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검사 내용에 따른 결과는 나와 있을 테지만, 금융사에 어느 정도 수위로 전달해야 하는지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