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준다더니… 현대차 전기차 3종, 별안간 美 보조금 제외

2025-01-21     허인학 기자

이달 1일 미국 에너지부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 5종이 미국 정부의 보조급 지급 대상에 올랐다고 발표하며 트럼프 리스크를 피해 가는 듯했다.

올라비시 보일(Olabisi Boyle) 현대자동차 북미권역 제품기획 및 모빌리티 전략 담당 전무가 11월 21일(현지 시간)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LA 오토쇼’에 참가해 ‘아이오닉 9’을 발표하고 있다. / 현대차

하지만 미 에너지부는 불과 20여일 만에 현대차 전기차 3개 모델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보조금 대상 목록을 수정했다. 배터리 관련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미국 에너지부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아이오닉 9, 기아 EV6, EV9, 제네시스 GV70 등 총 5종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보조금 지급 명단을 수정했다. 당초 공개됐던 것과 달리 현대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기아의 EV6와 EV9은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하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 5. / 현대차

이에 대해 업계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가 보조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 지침에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 중 현지에서 제조 및 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보조금 지급을 받을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중국 등 해외우려기관(FEOC)에서 수출·가공·재활용한 핵심 광물을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역시 마찬가지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이 같은 이유로 2023년에도 보조금 지금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업계는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IRA 세부 지침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 등 주요 전기차를 동일하게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전량 생산하고 배터리 공급사인 SK온은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 라인 일부를 현대차용으로 전환하는 등 현지화를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SK온 합작 공장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 등 현지 인기 차종을 늘리며 수요 변화에 유용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말부터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허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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