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4.25~4.5% 금리동결…트럼프 압박 불구 신중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각)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4.25~4.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3.00%)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1.50%포인트대를 유지하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 감세, 이민자 대량 추방 등의 정책이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준이 주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2.8% 상승해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이날 결정은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서 예고된 바 있다. 당시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2025년까지 두 차례 정도의 추가 인하만 있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금리 인하가 올해 6월과 12월에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에너지 가격을 낮춘 뒤 연준에 많은 폭의 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는 데 집중하겠다"라며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대체로 금리 인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은행은 29일 금리를 인하했고,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중앙은행도 조만간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은행은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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