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 쇼크 멀미나는 증시… 딥시크·트럼프 충격 불구 꿋꿋한 이 주식

변동성 커진 전자·반도체주 …’딥시크’ 이후 SK하이닉스 13.5% 급락 “소프트웨어 주목”…네카오 상승 지속, 강달러에 엔터·조선도 수혜 전망

2025-02-05     원재연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부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커져가는 불확실성에 삼성전자를 위시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러한 리스크에 수혜를 받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 사진 = 뉴스1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4포인트(1.13%) 오른 2481.69에 장을 마쳤다. 연휴 이후 코스피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거림이 심해졌다. 3일만 하더라도 미국발 관세 공포에 두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453.95에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이달 4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세 부과 하루전인 지난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관세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에 전일 크게 요동치던 국내 증시는 이날 관세 부과 유예 소식에 크게 반등했다. 전일 2%대 하락을 보인 삼성전자는 이날 3.3%상승하며 5만 2700원에, SK하이닉스는 0.1%오른 19만 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관세 유예에도 중국 인공지능 딥시크의 등장과 계속되는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으로 관련 업종의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관세 부과 국가에 생산 거점을 둔 전기 ・전자 기업들과, 반도체 관련주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행정명령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주전자 주가는 5만 3700원에서 5만 2700원으로 1.8% 내렸으며, SK하이닉스는 22만 1000원에서 19만 1100원으로 13.5% 내렸다. 

반면 이 같은 상황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업종도 있다. 딥시크 충격에 글로벌 빅테크에 가려져 있던 카카오와 네이버 등은 소프트웨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을 이어오고 있다. 24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간 카카오는 3만5750원에서 4만900원으로 14% 상승했고, 네이버는 20만4000원에서 21만8500원으로 7% 올랐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들은 전세계 AI 모델 경쟁에서 투자 규모 및 성능 격차 등을 이유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받아왔다”며 “LLM 모델 개발과 훈련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관련 비용이 낮아진다면 사용자 생태계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관세전쟁 영향에도 대미 수출 증가가 기대되는 종목들 역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낮은 화장품 업종은 K뷰티 수요와 맞물리며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한류 열풍과 관련된 엔터주 역시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경험을 고려하면, 캐나다, 중국, 멕시코 관세 부과는 한국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내 뷰티케어 제품 중 미국 생산 비중은 7% 수준으로, 미국 수출국 중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가 경쟁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배당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고 내수 중심인 금융주, 강달러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조선・방산업종들 역시 관세 무풍지대로 주목받고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교역국 간 관세 노이즈가 수시로 불거닐 때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계, 조선 등은 양호한 실적 전망과 맞물려 미국과의 통상 마찰 측면에서 저항도 높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