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경쟁 점입가경… 빗썸, 월 이용자수 1위 등극

거래량은 업비트 54% vs 빗썸 44%… 업비트 소폭 우위 공격적 마케팅・국민은행 변경으로 신규 가입자수 급증

2025-02-11     원재연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순위 만년 2위를 차지하던 빗썸이 부동의 1위 업비트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제휴 은행까지 변경하며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모양새다.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 사진 = 뉴스1

11일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월간 방문자수는 1400만명으로 업비트를 제치고 국내 거래소 중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업비트의 월간 이용자수는 1250만명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역시 업비트를 크게 따라잡았다. 이날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2조1853억원으로 국내 거래소 거래대금의 53.8%를, 빗썸은 1조7744억원으로 43.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업비트 거래대금 점유율이 80%를 넘겼던 점을 감안하면 턱밑까지 추격한 셈이다.  

빗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규 가입자들이 크게 늘고 있어 월간 이용자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넘어서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신규 가입이 크게 늘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후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원화거래소 신규 가입자수는 98만4927명으로, 1월부터 10월까지 가입자수 108만6945명에 맞먹는다. 또한 당시 두 달가량 신규 가입자 중 절반가량인 약 52만명이 빗썸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업비트의 신규 가입자수는 35만명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내내 이어진 빗썸의 마케팅 활동을 점유율 상승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일례로 빗썸은 지난해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와 더불어 이마트24, 신한카드등 다양한 유통・금융사들과 제휴 마케팅을 벌여왔다. 

공격적인 상장 정책 역시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빗썸은 약 33개의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업비트는 빗썸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6개 가상자산만을 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은 오는 3월 24일부터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제휴은행을 변경한다. 시장에서는 젊은층에 인지도가 높고, 모바일 뱅킹 편의성이 높은 국민은행으로의 변경으로 점유율이 더욱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내놓는다. 

현재 진행중인 업비트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심 결과에 따라 두 거래소의 희비는 더욱 엇갈릴 전망이다.  업비트는 최근 자금세탁방지의무(AML) 불이행 등으로 금융정보분석원 제재심의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다. 처분이 확정되면 업비트 신규 고객은 외부 거래소로 자금 이동이 3개월간 막히게 된다.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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