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인사한 이복현-임종룡…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파란불 켜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3일 밝은 얼굴로 담소를 나눴다. 이날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 행사에서다.
환담회 자리가 끝나고 이 원장과 임 회장은 함께 이동하며 짧게 대화를 나누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에서도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중간중간 짧은 대화를 이어가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간 금융감독원이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으로 우리금융지주와 은행에 강도높은 검사를 진행하고 지난 4일 검사발표가 나오면서 두 사람도 뭔가 소원해 졌을거란 관측이 나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 원장이 현 경영진을 향해 '책임이 있다' 등의 공개 저격도 서슴지 않았던 만큼 일각에서는 임 회장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ABL·동양생명 보험사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금감원의 경영실태 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지 못하면 인수가 불발될 수 있다. 다만 3등급 이하라 하더라도 자본금 증액, 부실 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한다면 인수가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서 추가 부당 대출 등이 발견됐지만 지난해 연간 우리금융지주 실적을 보면 수익성 개선과 함께 보통주자기자본(CET1) 비율 개선 등의 모습을 보인 만큼 경영실태평가가 3등급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의 승인 결과는 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 10일 금감원 업무계획발표 간담회에서 "원칙을 견지하는 것(부당대출 제재)과 현실적인 어떤 결론(보험사 인수 심사)을 내는 건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면서 "심사 기간이 2개월이므로 금융위원회가 금융기관을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하기 위해 신속하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원장과 만난 5대 금융지주 회장 등은 사외이사 역량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환담회에선 몇 차례 웃음이 터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임 회장 외에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양종희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전략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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