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의 등장, 중국 칩 제조사들의 ‘저렴한 AI’ 대안 나올까

2025-02-13     권용만 기자

지난 1월 ‘딥시크(DeepSeek) R1’ 모델의 등장과 함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들의 경제성 측면에 대한 논란과 대안에 대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를 미국 중심의 기술 생태계를 벗어나는 움직임의 계기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습이다.

화웨이의 MWC 2024 전시장 모습 / 화웨이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인해 AI 기술 개발에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몇 년간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내부 업체들은 미국의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바 있다.

외신은 이러한 움직임의 대표적인 사례로 화웨이를 꼽았다. 화웨이는 ‘어센드(Ascend) 910B’ 칩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하거나 추론에 활용할 때 엔비디아의 A100 대비 더 뛰어난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어센드 910C’는 엔비디아의 H100 GPU에 필적하는 수준의 성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화웨이 뿐만 아니라 엔플레임(EnFlame), 칭마이크로(Tsingmicro), 무어스레드(Moore Thread) 등의 중국 기반 AI 칩 제조업체들은 딥시크 모델의 발표 후 자사의 칩에서 딥시크 모델을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에서는 딥시크 모델이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통신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될 계획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AI 칩들이 딥시크 등의 모델을 실용적인 성능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현재 중국이 당면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상황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중국의 AI 칩들과 모델과의 적절한 조합은 엔비디아 등 미국의 제품들과의 격차를 다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변화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가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진다 해도,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또한 “딥시크나 다른 추론 모델을 더 유용하게 만드는 데에 엔비디아의 칩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제시한 바 있다.

또 다른 현실적 문제로는 ‘소프트웨어’가 꼽힌다.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이어져온 쿠다(CUDA) 환경은 엔비디아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이전에는 많은 중국의 AI 칩 회사들이 쿠다 환경과의 호환성을 주장했다. 화웨이의 CANN(Compute Architecture for Neural Networks)은 개발자들을 쿠다 환경에서 전환하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