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70% 임기 만료… 새 의장 누가 오나

KB 권선주, 하나 이정원, 우리 정찬형 의장 임기 만료

2025-02-14     한재희 기자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오는 3월 대거 만료된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선진화를 주문하고 있고 책무구조도 도입,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 등을 따라야 하는 만큼 새로운 사외이사 모시기가 까다로워졌다. 최근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 관심이 모아진다.

4대 금융지주 건물 전경 / 조선 DB

14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가운데 23명(72%)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다만 이 가운데 19명은 재직 가능 기간이 남아 있어 재선임 가능성이 높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최초 선임 시 2년을 받고 이후 1년씩 연장하는 구조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최장 6년까지 가능한데, KB금융만 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간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대부분 최장 임기를 모두 소화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외이사 교체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KB금융이다.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권선주 이사회 의장, 오규택 사외이사가 최장 재직 기간인 5년을 꽉 채웠다. 조화준‧여정성‧최재홍‧김성용 사외이사 역시 임기가 만료되지만 임기 제한까지 여유가 있어 재선임 될 가능성이 크다.

관심은 새로운 이사회 의장이다. 그간 다양성과 전문성은 물론 여성 사외이사 비중 등에서 다른 금융지주 대비 모범적인 지배구조로 평가받은 만큼, 권 의장 후임이 누가 올지 주목받고 있다. KB금융 사외이사진은 거시경제‧법률‧금융‧소비자학 등 다양한 전문 영역의 인사로 꾸려져 있다. 

이정원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과 정찬형 우리금융 이사회 의장도 최대 임기를 채워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경우 신요환·윤인섭·윤수영·지성배 사외이사 등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금감원의 우리금융 검사 결과에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결정 과정에서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지적을 받은 상황이어서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총 9명 중 7명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 제한에 걸리는 이사가 없어 전원 재선임 될 것으로 보인다.

예년과 같이 사외이사진의 소폭 교체가 예상되지만 변화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의 이사회 역량 강화 주문이 거세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그간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이사회 역할 강화를 주문해왔다.

전날 금융감독원이 금융연수원과 함께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5대 금융지주와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무협약 행사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라 지배구조를 선진화 하고 기업 가치 ‘밸류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지배구조 모범 관행 이행을 위해 사외이사 개편이 이뤄진 상황에서 올해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면서 “대대적인 교체보다는 안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인물이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