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역대급 연간 실적 불구… 4분기 고꾸라진 이유  

4분기 순익 2178억…전분기 대비 56% 이상 '뚝'

2025-02-20     전대현 기자

메리츠금융지주의 순이익 2조 클럽 입성에도 불구, 지주사 맏형인 메리츠화재는 씁쓸한 입맛을 다셔야 했다. 4분기 회계 가정 충격으로 큰 폭의 순익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4분기 실적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났다 / 메리츠금융지주

20일 메리츠금융지주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총 1조71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9.2%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허나 4분기 당기 순익은 2178억원에 그쳐 직전 3분기 4951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당초 시장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올해 2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4분기 순익 급감으로 물거품이 됐다. 역대급 실적에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배경에는 건강보험, 종신보험 같은 장기보험 손익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4분기 장기 손익은 1567억원이다. 직전 3분기 4511억원에 비해 65%이상 감소했다.

무엇보다 회계가정 변동 효과로 예실차 손실이 커진 것이 4분기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 예실차란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 보험금 대비, 실제 나간 금액의 차이를 말한다. 보험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지급이 적었다면 남은 차액은 보험사 이익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로 보고 이익에서 덜어낸다. 

메리츠화재는 3분기까지만해도 총 3421억원의 누적 예실차 이익을 냈지만, 4분기 예실차 등 계정에서 1733억원의 손실을 봤다. 해당 숫자가 그대로 손익에 반영됐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는 과거 예실차 관리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정교한 언더라이팅(사전심사)으로 예실차를 탄탄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연말 가정조정에 따라 BEL(최선추정부채)이 추가로 감소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예실차 손실 규모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충격을 더했다. 김중현 대표는 4분기 실적 변동폭이 크게 나타난 데 것에 대해 "회계 제도 정상화와 가정 업데이트에 따라 일시적인 출렁거림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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