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접는폰' 최초 타이틀 뺏긴 삼성, 대중성·완성도 잡기 총력
중국 화웨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두번 접히는 트리플 폴더블(트리폴드) 스마트폰을 해외 시장에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 트리폴드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화웨이 제품의 흥행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양사 트리폴드폰 대결의 핵심은 가격과 완성도다.
화웨이는 18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트리폴드폰인 '메이트XT'를 글로벌 출시했다. 메이트XT는 2024년 9월 20일 중국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당시 사전예약 인원 6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메이트XT는 펼쳤을 때 화면이 10.2인치로 태블릿PC 수준의 대형 디스플레이 형태를 갖췄다. 듀얼 힌지를 탑재해 안쪽으로 한 번, 바깥쪽으로 한 번 'Z' 모양으로 두번 접힌다.
폴더블폰의 단점 중 하나로 꼽혔던 두께 부담도 줄였다. 두께는 펼쳤을 때 3.6mm로 비교적 얇다. 다만 무게는 360g이다.
카메라는 50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 1200만 화소의 초광각 렌즈가 적용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반영돼 실시간 번역, 사진·영상 편집 기능도 구현된다.
높은 가격은 흥행에 걸림돌이다. 메이트XT의 해외 판매가는 16GB램·1TB 모델 기준 3499유로(526만원)다. 중국에서 판매하는 같은 사양의 제품 대비 3000위안(60만원)쯤 비싸다.
폴더블폰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내구성 문제도 지켜봐야 한다. 메이트XT는 2024년 중국에서 출시한 지 2주만에 힌지 부분에 검은 줄이 표시되며 내구성 논란이 일었다. 앞서 2019년 11월 화웨이의 첫 스마트폰인 '메이트X'에서도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폴더블폰의 경우 액정 손상에 따른 수리비도 100만원을 웃도는 만큼 내구성은 소비자들 선택에 중요 항목으로 꼽힌다. 화웨이는 메이트XT 출시 첫 해 동안 무료 화면 교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화면을 두번 접는 트리폴드폰을 공개한다.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 출시 타이틀은 뺏겼지만 대중성과 완성도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칭은 ‘갤럭시G폴드’다. 6.49인치 외부 디스플레이와 9.96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높이는 6.54인치, 무게는 약 298g으로 예상된다. 메이트XT보다 가볍다.
삼성전자 트리폴드폰은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처럼 되고, 펼치면 10인치 크기 태블릿 디스플레이처럼 쓸 수 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특정 국가에 한정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생산 목표는 30만대 미만으로 설정했다. 높은 가격 때문에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을 예상해 물량을 초반부터 늘리지 않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 메이트XT는 스마트폰의 미래가 유연성과 다재다능함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술적 성과다"라며 "다만 높은 가격과 안드로이드OS를 쓸 수 없다는 점은 글로벌 흥행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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