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업무 환경 제시, HP CWC 가보니 [권용만의 긱랩]
업무 유형별 환경 구성, 업무 위한 HP의 기술들 한눈에
오늘날의 업무 환경에서 PC는 핵심 업무 환경 중 하나다. 업무를 위한 PC의 기능과 성능은 조직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무작정 성능 좋은 최신 PC를 지급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업무를 위한 기술을 갖춘 디바이스가 적절한 위치에 배치돼야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신 디바이스를 업무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해 어떤 장점을 얻을 수 있는지 말과 글로만 접하는 것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은 느낌이 꽤 다르다. 하물며 일에 진심인 ‘전문가’의 제안이라면 그 충격은 더 각별해질 것이다. HP가 싱가포르에 마련한 ‘업무의 미래(Future of Work)’를 직접 시연하는 공간으로, 최근 대대적으로 새단장한 CWC(Customer Welcome Center)를 둘러봤다.
업무의 소소한 귀찮음과 낭비를 지우는 AI 기술들
PC 사용자의 입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은 그 자체로 뭔가 새로운 존재로 여겨지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기능들을 좀 더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기능으로의 존재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꼭 거대언어모델(LLM)에 뭔가 작업을 시키고 결과를 받아보는 것만이 AI 활용의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의외로 이 ‘CWC’의 사례에는 기존에 우리가 익숙하게 쓰던 기능들을 더 편하고 매끄럽게, 효율적으로 쓰는 데 다양한 AI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었다.
프린트를 더 효율적으로 하는 데도 AI가 사용된다. 웹 페이지를 직접 프린트하면 이미지와 광고 등이 인쇄물을 비효율적으로 만드는데, AI를 이용해 이를 내용만 남기고 재구성해 보기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한 번에 와닿지 않을 수 있겠지만, 한 번쯤 고충의 경험이 있다면 필요성에 공감하게 될 기능이다.
오늘날 ‘화상 회의’는 업무용 PC에서 가장 중요한 용도 중 하나로 꼽힌다. HP는 ‘폴리(Poly)’ 인수 이후 이 부분의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CWC에 시연된 폴리의 회의실용 화상회의 시스템은 3개의 카메라에서 회의실 내에 있는 참가자들을 모두 ‘단독 샷’으로 잡아 화면에 자동으로 띄워 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또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폴리 헤드셋은 옆에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방송을 시끄럽게 켜 뒀음에도 이 소음을 완벽히 제거했다. 노이즈 캔슬링이 반복되지 않는 돌발적 소음을 잘 지우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제법 놀라운 결과다. 향후 HP는 기업용 PC 제품군에 ‘폴리 스튜디오(Poly Studio)’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적용해 이러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의 중 서로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AI가 이들 사이에서 ‘통역’ 역할을 할 수 있다. ‘코파일럿+PC’ 지원 환경에서 제공되는 ‘라이브 캡션’ 기능은 다양한 언어를 원하는 언어로 실시간 번역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최종 출력 언어로 영어만 사용할 수 있지만, 향후 언어 지원이 더 늘어나면 언어의 장벽을 상당 부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무 스타일에 따라 다른 장비 구성 제시
회사 내에서 모두는 각자의 역할이 있고 업무 환경에서 필요한 것들도 다르다. 이에 HP는 업무용 PC의 개인화를 넘어 업무 환경 전반에서 업무 스타일에 따라 다른 장비 구성을 통한 최적화를 제시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의 전형적인 업무 유형에 따른 환경 배치 예시가 있다.
대표적으로, 외근이 많은 ‘로드 워리어’ 유형은 휴대성이 좋은 13~14인치급 노트북에 터치스크린과 펜까지 갖춘 모습이 눈에 띈다. 옆에는 포터블 모니터를 추가해 언제 어디서나 ‘멀티 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상대적으로 사무실의 거치형 모니터는 비중을 덜 둔 느낌이다.
반면 내근이 많은 ‘오피스 콜라보레이터’ 유형에서는 15인치급 노트북을 사용했고 대형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로 생산성을 높인 것이 눈에 띈다. 키보드 또한 인체공학형을 고려한 모습이다. 외근 비중이 86%에 이르는 ‘리모트 콜라보레이터’는 이동성 높은 작은 노트북과 사무실에 갖춰진 듀얼 모니터 등의 환경을 썬더볼트 도킹스테이션을 통해 케이블 단 하나로 쓸 수 있게 만든 점이 흥미롭다.
한편, 이 업무 스타일에 따른 장비 구성에서 가장 이질적인 존재는 ‘Z 캡티스(Z Captis)’다. 이 ‘Z 캡티스’와 워크스테이션의 조합은 디지털 디자인 워크플로우에 특화됐다. 물리적인 소재를 디지털 애셋으로 만들 수 있는 ‘Z 캡티스’는 7개의 렌즈가 들어간 1억800만화소 카메라 모듈로 소재를 촬영하고, 내장된 엔비디아 젯슨 AGX 자비에(Jetson AGX Xavier) 모듈로 디지털 처리를 수행한다. 촬영한 이미지는 어도비 서브스탠스(Substance) 워크플로우에 바로 통합 가능하다.
업무 마비 상태를 막는 관리성과 보안성
잘 할수 있는 것을 더 잘하는 것 만큼이나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의 업무 환경에서는 업무용 PC에 문제가 생겨서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돌발 상황을 언제나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이에 막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막고 혹시 문제가 생겼더라도 빠르게 복구해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부분도 ‘기업용 PC’가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다.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을 막는 데는 HP의 ‘울프 시큐리티(Wolf Security)’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단 피싱 공격이 아니더라도, 거래처나 외부에서 의도치 않게 전달하는 자료에 바이러스 등 위협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울프 시큐리티는 문서를 샌드박스 형태로 열어 문서 안에 숨어 있는 공격을 막는 등 이러한 위협들을 제법 정교하게 방어한다. 울프 시큐리티의 기본 기능은 HP의 기업용 PC 제품군에 기본 탑재되는데 기본 기능만 해도 제법 강력한 수준이다.
관리성 측면에서는 전사적 PC 자원관리를 위한 ‘워크포스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이 눈에 띈다. 이 플랫폼은 등록된 장비 전반의 활용 현황을 한 눈에 보여주며, 향후 ‘윈도11’로의 전환 여정 등에도 의사 결정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 플랫폼은 서비스형 모델로도 쓸 수 있어 전사적 관리 플랫폼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중소, 중견기업급 환경에서 더 큰 가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기업의 관리 시스템 구성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새로운 PC를 지급받아 처음 전원을 켰을 때, 원격에서 운영체제와 기본 설치 프로그램들을 자동 설정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한다. 이는 PC를 처음 지급받았을 때 업무를 시작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데 유용한 기능이지만, PC에 문제가 생겨 복원할 때도 원치 않은 다운타임을 줄이는 유용한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