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도 버거운 신용 하락…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위기론’ 

2025-03-04     변상이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지 10년만이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선제적 대응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기업 위기론’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분위기다.  

홈플러스 강서 본사 전경. /홈플러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4일 오전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별도의 관리인 선임 없이 현재 홈플러스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이번 회생절차 개시 결정은 신용등급 하락된 가운데 잠재적 자금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와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나란히 내렸다. CP 등급 A3-은 회사채로 치면 BBB-급에 해당된다. 

홈플러스는 10년 전만해도 2012년 첫 등급 평가에서 ‘AA-’를 받았다. 단기 신용 등급도 2015년 8월 가장 높은 ‘A1’이었으나 MBK의 인수 직후 ‘A2+’로 떨어졌다. 2019년 홈플러스리츠 상장 무산 이후 ‘A2’로 또 강등됐다. 이후 실적 악화·경쟁 심화·재무 건전성 악화로 등급은 하향세를 보였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CP와 단기 사채 등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해 왔는데 등급이 한 단계 더 낮아지면서 사실상 조달 창구가 막힐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기평은 “단기간 내 수익성 반등을 통한 유의미한 수준의 현금창출능력 개선은 쉽지 않아 당분간 영업현금창출능력을 상회하는 투자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단기 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2024·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3월~11월) 누적 영업적자는 1571억원, 총 매출액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5%로 전년 같은 기간(1303억 원) 대비 적자 규모가 증가하는 등 영업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번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영업과 관련한 상거래채권은 정상변제를 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금융채무의 경우 회생절차개시결정의 효과로 금융이자 등 금융비용 지출이 일단 중지되고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삼일회계법인)의 재산 및 영업에 관한 조사보고를 토대로 수립될 재무구조개선을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하게 된다.

홈플러스는 오는 18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채권 신고 기간은 4월 1일까지다. 회생계획안은 6월 3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법원의 신속한 결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홈플러스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임직원과 주주 모두가 합심하여 최대한 빨리 회생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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