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매수 않겠다"는 트럼프… 연중 저점 찍은 비트코인 

미국 정부 보유 비트코인 20만개로 충당 에이다・리플・솔라나 포함 안돼

2025-03-10     원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BTC)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예고했다. 하지만 현재 보유량 외에 비트코인을 추가적으로 매입 하지는 않겠다는 발표에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한주간 약 11.4% 내린 1억19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백악관에서 개최되는 ‘가상자산 서밋’을 앞두고 1억3500만원선 위로 올라서는 등 반등을 시도했지만 지난 7일(현지시각) 서밋 개최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비트코인 전략자금은 미국 재무부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으로 조성된다. 비트코인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으로,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디지털 자산은 ‘미국 디지털 자산 비축금(Stockpile)’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한 자산 몰수를 통해 획득한 가상자산 외의 추가 구입은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삭스 책임은 지난 7일 ‘가상자산 서밋’ 에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금 등을 매각해 비트코인을 매수한다는 논의는 없었다”며 “다만 예산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더 많은 비트코인을 매입할 의향은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발표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행정명령으로 정부가 추가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실제 행정명령에서 기대와 상반된 결과가 나오며 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보유중인 가상자산은 비트코인 약 19만8109개(178억 7000만달러 상당)와 이더리움(ETH) 1억 1900만달러상당이다. 

김지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기반으로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할 것을 기대했다”며 “시장의 기대와 ㄷ라리 미국 정부가 추가적인 부채나 재정 적자를 발생시켜 가상자산을 적극적으로 매입하지 않는다는 점은 실망감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외 카르다노(ADA), 리플(XRP), 솔라나(SOL)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 가상자산도 비트코인과 함께 전략적 자산으로 채택할 것이라는 예상 역시 빗나갔다. 삭스 책임은 이와 관련해 “이들을 언급한 것은 시가총액 상위 5위 이내 드는 가상자산이기 때문”이라 해명했다.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정책 발표에 비트코인은 올 들어 고점 대비 13% 하락했다. 9일 연중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에서는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약 7억240만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편에서는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이 공식화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문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행정명령 발표 외에도 미국을 가상자산 선도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설립자는 “정부의 비트코인 비축안은 20245년까지 16조 ~81조 달러 상당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정부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 보유분은 향후 미국 번영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 말했다.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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