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떨어지는데… 보험 신용대출 금리는 고공행진 

보험사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 9.28%… 전년比 0.16%포인트 상승 DB손보, 미래에셋생명 평균 10% 넘어

2025-03-14     전대현 기자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에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조금씩 떨어지는 가운데, 보험사 신용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권 이자장사로 뭇매를 맞았던 은행권과 달리, 감시가 소홀하다보니 별 눈치 안보고 금리를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하는 반면 보험사 신용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뉴스1

14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생보사 6곳(삼성·한화·교보·흥국·미래에셋·신한라이프)과 손보사 5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흥국화재)이 신규 취급한 무증빙형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9.28%로 지난해 말에 비해 0.16%포인트(p) 올랐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보험사 11곳 중 올해 금리를 인상한 곳은 9곳이나 됐다. 

이는 최근 주요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8개 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4.90%로, 전년 동월 대비 1.02%p 하락했다. 이달 은행권은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를 예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에 걸쳐 연거푸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올 1월엔 동결했지만 2월에 다시 0.25%포인트 낮춰 기준금리는 2.75%로 2년 4개월만에 2%대가 됐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신용대출은 크게 소득증빙형과 무증빙형으로 나뉜다. 소득증빙형은 은행 대출처럼 원천징수영수증이나 건강보험료 납입증명서 같은 소득 정보를 따진다. 조달금리 대비 높은 이자를 받기 어려워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5곳에 불과하다.

무증빙형 대출은 소득증빙형과 달리, 개인 신용점수나 보험료 납입실적 등 간단한 정보만 있으면 돼 콜센터로 5분내 대출이 가능하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현재 많은 보험사들이 취급하고 있는 주요 신용대출 상품이다.

주요 보험사 신용대출 금리 / IT조선

평균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보험사는 DB손해보험으로 지난해 말 10.49% 대비 0.08%p 오른 10.57%로 나타났다. 이어 ▲미래에셋생명 10.4%(0.33%p↑) ▲흥국생명 9.99%(0.55%p↑) ▲교보생명 9.92%(0.14%p↑) ▲KB손보 9.35%(0.62%p) ▲흥국화재 9.29%(0.55%p↑) ▲한화생명 8.93%(0.13%p↑) ▲삼성생명 8.86%(0.17%p↑) ▲현대해상 8.23%(0.04%p↑) 등이다.

대출금리를 내린 곳은 신한라이프 8.42%(0.01p%↓)와 삼성화재 8.29%(0.76%p↓) 고작 두 곳에 그쳤다. 

보험사들은 은행권과 달리 대출금리 인하를 빠르게 반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는 기준금리뿐 아니라 회사채 금리, 국고채 금리 등 여러 지표를 고려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출규제로 보험업권에 취약차주들의 대출 신청이 증가함에 따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높인 부분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신용대출 금리를 즉각 인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