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한화생명 인니 사업, 언제쯤 반등하나

인도네시아 법인, 작년 64억 순손실 적자 자회사 리포손보, 순이익 67% 줄어

2025-03-27     전대현 기자

한화생명이 주력 시장으로 선점한 인도네시아 법인이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적자는 지속되고 자회사 이익도 줄어드는 등,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생명 본사 전경 / 한화생명 

27일 한화생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총 6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3년 69억원 손실에 이어 지속 적자세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은 은행 예금 금리가 높아 보험보다는 은행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하다. 아울러 장기보험을 취급하는 생명보험사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을 받아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

2023년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과 한화손해보험이 함께 지분을 인수한 리포손해보험은 지난해 49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2023년 149억원에서 67.1% 쪼그라들었다. 리포손해보험은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 현지 시장점유율 2위 보험사다. 현재 수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영업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5%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나라다. 보험침투율도 낮아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라는 판단하에 진출한 역점 시장이다.  

이 때문에 사업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현지 30위권 수준인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기도 했다. 노부은행은 지난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한화생명에 보유 주식 29억9137만주(지분 40%)를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화생명은 노부은행 매입 이후 방카슈랑스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이 노부은행 지분 인수를 최종 완료하면 국내 보험사가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는 최초 사례가 된다. 인도네시아에 ▲증권 ▲운용사 ▲은행 ▲보험업 지분을 모두 보유하면서 '종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한화생명은 균형잡힌 금융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10일 회사가 보유한 리포손해보험 지분 46.6%를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했다.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한화손해보험은 리포손해보험 지분을 61.5% 보유하게 된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 본사 전경 /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올해 자동차 제3자 배상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의무보험이 도입되면 보험가입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손보는 자회사 캐롯손보의 디지털 자동차 보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현지 자동차보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는 원활한 자금 조달이 전제돼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보험사 최소 자본금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현지 법인의 자본확충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지난 2023년 보험사 건전성 강화를 위해 최소자본금 규정을 기존 1500억루피아(약 223억원)에서 최소 5000억루피아(약 446억원)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2026년까지 2500억루피아의 자기자본을 충족하고 2028년까지 5000억루피아를 채워야 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증자나 지원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자본력이 충분한 상황이라 2028년까지 충족해야 하는 자기자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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