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금융 주주들 속 타는데… 오너 3세 김동원, 계열사서 수십억 배당
한화생명·한화손보·한화證 무배당 결정… 임원들 보수는 더 늘어 김승연 회장 차남 김동원 사장, ㈜한화서 10억대 배당금
한화그룹 금융사 3곳이 무배당 결정을 내린 가운데 금융 계열사 실질 리더인 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예년처럼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사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 덕분이다.
18일 IT조선이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들 3곳은 올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 지난해 각각 3년,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던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는 다시 무배당 기조로 돌아섰고 한화투자증권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무배당을 이어갔다.
물론 일부 보험사 중엔 해약환급 준비금 적립 등의 이유로 배당하지 못한 보험사들이 더러 나왔다. 한화생명과 한화손보 외 현대해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우선시 한 보험사도 다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이다. 삼성생명·삼성화재의 경우 배당성향이 40%에 육박한다.
증권사의 경우, 상장 18곳 중 적자 상태에 빠진 상상인증권을 제외하면 모두 배당금 지급 결정을 내렸다.
한화금융 계열사들은 이렇다 할 주주환원책이 없다보니 주가도 바닥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주말 기준 266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8.5% 떨어졌다. 한화손해보험도 5090원에서 4105원으로 19.4% 내렸다. 같은 기간 KRX 보험 지수가 6.8%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훨씬 부진한 성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최근 1년 주가 하락률도 23.2%에 달해 4% 가량 오른 KRX증권지수와 대조적이다.
주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작년 말 한화생명 소액주주 수는 20만8164명으로 전체 20만8175명의 99.99%를 차지했다. 한화손보 소액주주도 11만1391명으로 거의 100%(11만1401명)에 육박한다. 한화투자증권도 전체 주주에서 99.99%가 소액주주다.
주주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도 한화의 금융계열사 후계자로 낙점된 김동원 사장은 예년처럼 수십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을 예정이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는 올해 주당 8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김동원 사장은 한화 보통주 160만3892주를 보유 중이다. 이를 계산하면 12억8311만원이다. 지난해 한화에서 12억292만원, 한화생명 4500만원을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배당은 없지만 한화금융은 임원들 보수를 늘렸다. 지난해 한화생명·한화손보·한화투자증권은 임원 22명에게 총 68억원을 지급했다. 1년 전(19명·56억원)보다 12억원 큰 금액이다. 줄어든 임원수를 감안해도 1인당 금액이 더 크다.
임원별로 ▲정영호 한화손보 부사장 18억6000만원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15억2500만원 ▲박진국 한화생명 전무 12억9400만원 ▲김동원 사장 12억3500만원 등을 수령했다.
한화그룹 금융사는 주가 개선을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및 처분 등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을 준비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25년도 결산배당은 진행할 수 있게끔 업계 공통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에 따른 배당가능이익 관련 제도 개선을 건의 중”이라며 주주환원 계획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친화적인 환원 정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의 영향으로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며 “증권업 본원 사업에서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글로벌·디지털 신사업 영역에서의 성과 창출을 통해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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