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가 10억… 사장님 안 부러운 직원들, 보상 확실한 증권가

연봉 5억 이상 받은 증권사 직원 27명… 평균 연봉 20.6억원 성과 중심 상여금 급증 영향… 삼성證 수석 93억, 유안타證 차장 41억

2025-03-20     윤승준

지난해 증권가에서는 27명 이상의 일반 직원들이 5억원 넘는 연봉을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받은 연봉은 평균 21억원. 증권사 등기임원 평균 연봉 3억4000만원을 크게 웃돈다. 이들은 주로 PB(프라이빗뱅킹)·리테일·채권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며 높은 상여금을 받았다.  

18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증권사 15곳(NH·삼성·하나·키움·대신·교보·한화·유안타·BNK·우리·유진·DB·다올·유화·상상인)에서 지난해 연봉 5억원 이상 받은 직원(임원 및 전직 회장 미포함 기준)은 총 34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 뉴스1

20일 IT조선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증권사 15곳(NH·삼성·하나·키움·대신·교보·한화·유안타·BNK·우리·유진·DB·다올·유화·상상인)의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을 확인한 결과, 해당 증권사에서 지난해 연봉 5억원 이상 받은 직원은 총 27명으로 집계됐다. 사업보고서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들 중 퇴·이직 임원을 제외하고 계산한 결과다.

이들이 지난해 회사에서 받은 급여는 평균 20억6500만원이었다. 증권사 15곳의 등기임원 평균 연봉 3억4390만원과 미등기임원 평균 연봉 3억6580만원을 5배를 웃도는 규모다. 소속 증권사 직원들이 받은 평균 연봉(1억2523만원)과의 격차도 15배 이상이었다.

회사별로 보면 하나증권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안타증권이 4명으로 그다음이었다. 삼성증권·유진투자증권이 각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직위별로는 부장 9명, 차장 3명, 매니저 2명, 대리 1명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 15곳 임직원 평균 보수총액. / IT조선

강모 삼성증권 수석이 93억2400만원으로 1위였다. 삼성타운금융센터에서 PB로 근무하는 강 수석은 지난해 상여로만 92억3100만원을 받았다. 자사 사장인 박종문 대표이사(15억9100만원)보다 5배 이상 많다. 2018년 이후 7년간 받은 보수만 347억5000만원이다. 20년 이상 PB 경력을 통해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고객 돈을 굴리며 높은 수익률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보수 산정기준과 관련해 “WM(자산관리)부문 성과보상제도로 정한 리테일위탁매매, 금융상품매매, 금융자문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에 BEP(손익분기점)를 제한 후 제도상 정한 지급률에 해당하는 금액을 곱하여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모 유안타증권 리테일전담이사가 2위였다. 유안타증권 MEGA센터잠실에서 리테일사업부문 투자전담직으로 근무 중인 그는 지난해 83억3200만원을 받았는데 이 중 상여금이 82억9200만원으로 대부분이었다.

유안타증권은 “주식 위탁 영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시현했다”고 평가다. 같은 회사에서 유가증권 중개 업무를 담당하는 신모 차장이 41억8000만원을 받으며 뒤를 이었다. 상여금 41억1200만원 받았다. 채권·CP 중개 영업에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그밖에 ▲다올투자증권에서 채권영업을 하는 박모 수석매니저가 33억1300만원 ▲하나증권에서 영업점을 관리하는 김모 상무대우가 28억9000만원 ▲유안타증권에서 리테일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박모 리테일전담이사가 23억900만원 각각 받으며 상위권에 올랐다. 

증권사 직원 보수총액 상위 10명. / IT조선

비교적 연차가 짧은 과장·대리급도 고연봉 순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다올투자증권에서 채권영업으로 하는 고모 매니저는 15억9700만원을 받았다. 상여만 15억5000만원이었다.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16억800만원)과 맞먹는다. 유진투자증권의 이모 대리는 채권금융본부 소속 직원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며 13억6200만원을 받았다. 고경모 대표(7억9700만원)보다 많다.

증권사 직원 고연봉 현상은 성과급 중심으로 보수 체계를 적용하는 업계 특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고연봉 증권사 직원 27명의 상여금은 평균 19억8700만원으로 전체 96.2%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기본급은 7126만원으로 비교적 적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나 WM·PB 쪽에서 영업하는 직원은 자기가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서 성과급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고액 자산가를 많이 받고 투자가 많이 이뤄져야 성과급이 올라가는 구조라서 고연봉 직원이 계속 나올지는 시황·업황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