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다음 분사로 최대 1000명 고용불안… 단식 농성 돌입"

2025-03-19     홍주연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 서비스의 분사를 추진한다고 밝히자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이 고용 불안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카카오 노조는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크루유니언

카카오 노조는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책임한 구조조정과 분사·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승욱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카카오 본사 판교 아지트 3층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앞서 카카오 경영진은 3월 13일 포털 다음 서비스를 운영하는 '콘텐츠CIC(사내 독립기업)' 분사를 발표했다.

노조는 회사가 분사 이후 지분매각도 검토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이번 분사가 독립적인 운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이를 사실상 매각을 염두에 둔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

또한 노조는 카카오가 분사 이후에도 기존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소 800명, 최대 1000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고용 불안에 직면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승욱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다음 분사는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니라 직원 생계를 위협하는 구조조정이다"라며 "지금까지 수많은 분사가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명확한 비전과 보장이 주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서 지회장은 이어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에서 유사한 방식이 적용됐다"며 "분사 이후 상당수 직원이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서 지회장은 이날 단식 투쟁을 선언하면서 무책임한 구조조정 방식의 분사·매각 중단과 기업 경영진의 보상 체계와 노동자의 성과 배분을 동기화하는 합리적인 교섭 진행을 요청했다.

현재 카카오 노조는 11개 계열 법인과 함께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서 지회장은 "회사 측은 성과급 논의를 거부하고 일방적인 임금 인상률만 고수하고 있다"며 "이와 반대로 경영진은 실적과 무관하게 보상을 확대하며 이사회의 견제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오는 25일까지 교섭이 진전되지 않으면 임단협을 일괄 결렬하고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라고 덧붙였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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