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게임 OK, 저전력 효율 강점” 조텍 게이밍 존 ②성능편 [2025 기대주]

HW 성능 기대 이상, SW 완성도 아쉬워

2025-03-24     권용만 기자

조텍이 선보인 7인치 게이밍 UM(Ultra-Mobile)PC ‘조텍 게이밍 존’의 특징 중 하나는 ‘프로세서’다. 게이밍 UMPC를 선보인 주요 제조사들이 UMPC에 특화된 ‘라이젠 Z’ 시리즈를 사용한 것과 달리, 조텍은 저전력 노트북에 주로 탑재되는 ‘라이젠 8040U’ 시리즈를 탑재했다. AMD의 프로세서 제품군의 계보를 보면, 여타 UMPC들이 많이 사용한 ‘라이젠 Z1 익스트림’은 ‘라이젠 7 7840U’의 커스텀 버전이다. 조텍 게이밍 존에 탑재된 ‘라이젠 7 8840U’는 기존 ‘7840U’를 최적화한 제품이기도 하다.

조텍 게이밍 존에 탑재된 ‘라이젠 7 8840U’는 기존의 ‘라이젠 7 7840U’나 ‘라이젠 Z1 익스트림’과 아주 비슷한 기술적 특징이 있다. 세 프로세서 모두 ‘젠 4’ 아키텍처 기반으로 8코어 16쓰레드 구성을 갖는다. 내장 그래픽은 ‘라데온 780M’으로 RDNA 3 아키텍처 기반의 12CU 구성을 갖췄다. 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대략 예전 ‘지포스 GTX 1050~1060’과 비슷한 수준으로, 최신 게임을 높은 옵션으로 구동하기는 어렵지만 ‘낮음’ 옵션에서는 충분히 해볼 만 하다.

조텍 게이밍 존이 ‘라이젠 7 8840U’를 탑재하면서 얻은 또 하나의 특징은 ‘신경망처리장치(NPU)’다. 게이밍 UMPC에 최적화된 ‘라이젠 Z1 익스트림’에는 NPU가 빠져 있지만 ‘라이젠 7 8840U’에는 XDNA1 아키텍처 기반의 온전한 NPU가 탑재됐다. 메모리는 LPDDR5X-7500 규격으로 16기가바이트(GB) 용량이 탑재됐다. 온보드 탑재로 확장은 불가능하다. 기본 스토리지는 512GB의 NVMe SSD가 탑재됐다. 보편적인 M.2 2280 규격을 사용해 추후 확장을 고려할 때 교체할 제품을 고르기 손쉽다는 점이 장점이다.

AMD ‘라이젠 7 8840U’를 탑재한 조텍 게이밍 존 UMPC / 권용만 기자
제품의 열설계전력 제한은 30W까지고, 완전히 풀 수도 있다. / 권용만 기자

조텍 게이밍 존의 쿨링 구성은 제품 후면 흡기, 상단 배기 구성이다. 공기 배출구는 제품의 오른쪽 상단에 치우쳐 있고, 1개 팬을 사용하는 구성이다. 조텍 게이밍 존은 내부에 한 개의 팬과 세 개의 히트 파이프, 60개의 핀을 가진 알루미늄 히트싱크를 조합해 최대 28W 정도의 열설계전력(TDP) 구성을 제공한다. 제품 동작 시 뜨거운 공기가 지나가면서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거나 제품의 다른 구성 요소에 영향을 주는 일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전력 설정은 ‘원(ONE) 런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본 프리셋으로는 ‘저소음(Quiet)’, ‘균형(Balanced)’, ‘성능(Performance)’이 있는데, 각각 전력소비량 설정은 8W, 15W, 28W다. 실질적으로는 배터리 사용시와 외부 전원 사용시 모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력 설정은 ‘성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에 탑재된 48.5와트시(Whr) 배터리 용량을 고려하면 ‘균형’ 모드에서는 약 3시간, ‘성능’ 모드에서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제품의 전력 설정은 사전 설정된 프리셋 뿐만 아니라 직접 임의의 설정을 만들 수도 있다. 직접 설정시 열설계전력 제한 설정은 최대 30W까지 가능하고, 제한을 푸는 것도 가능하다. CPU와 GPU간 전력량 배분도 직접 할 수 있고 CPU의 부스트 전략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열설계전력 제한 설정을 해제한다고 성능이 더 오르지는 않는다. 전력을 더 투입한다고 해도 제품의 설계된 쿨링 용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높은 온도로 인한 성능 제한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 몇 가지 설정을 테스트했을 때는 기본 ‘성능’ 프로파일의 기준인 28W 수준에서 가장 좋은 성능이 나왔다.

그래픽 메모리는 기본 4GB 고정 할당이며, 필요에 따라 ‘원 런처’의 설정을 통해 최대 4GB정도를 추가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타 모델들이 그래픽 메모리의 고정 할당 용량을 줄일 수 있는 설정을 제공하는데 조텍 게이밍 존은 이러한 설정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기본 16GB 메모리 용량에서 4GB 정도를 그래픽 전용으로 할당하면 남는 용량은 12GB 정도인데 가변 그래픽 메모리 설정을 사용하는 것보다 전체 메모리 활용 효율은 조금 떨어지는 점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3Dmark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CPU Profil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테스트한 ‘조텍 게이밍 존’은 AMD 라이젠 7 8840U 프로세서와 16GB LPDDR5X-7500 메모리, 512GB 스토리지 등을 탑재한 기본 구성이다.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4H2 버전에서 2025년 3월 정규 업데이트까지 적용했다. 드라이버는 제조사와 윈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최신 버전들을 사용했다. 전력 관리 프리셋은 ‘원 런처’에 제공되는 ‘성능’과 ‘균형’ 정도를 사용했고 기존 ‘라이젠 Z1 익스트림’ 등을 사용한 비슷한 열설계전력 설정의 제품의 성능 결과를 참고했다.

게이밍 그래픽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의 주요 테스트 항목에서 조텍 게이밍 존은 기존의 ‘라이젠 Z1 익스트림’을 사용한 28~30W급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타임 스파이’ 기준 28W 성능 프리셋에서 보여주는 3000점 초중반의 점수라면 제법 많은 게임을 풀HD 해상도의 ‘낮음’이나 ‘중간’ 옵션 정도로 즐길 만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배터리 사용시에도 성능이 중요한 게이밍 UMPC의 사용 성격에 따라 일반적인 노트북 PC에서 보이는 전원 연결시와 배터리 사용시의 성능 차이도 최소화됐다.

조텍 게이밍 존의 또 다른 눈에 띄는 점은 ‘균형’ 모드에서의 성능 효율이다. 이 제품의 ‘성능’ 프리셋은 28W, ‘균형’ 프리셋은 15W 소비전력 제한 설정을 사용하며 대략 두 설정간의 전력소비량 차이는 46% 정도다. 하지만 실제 ‘성능’ 프리셋과 ‘균형’ 프리셋 사이의 성능 차이는 일관적으로 20% 정도로 나타난다. 생각보다 균형 설정을 사용했을 때 성능 손실이 적고, 제법 괜찮은 성능으로 사용 시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제품의 성능과 전력 소비량 사이의 최적 균형점은 20W 초중반 언저리쯤으로 보인다.

게이밍에서의 프로세서 성능을 확인하는 3D마크의 ‘CPU 프로파일’에서는 각 상황별 프로세서의 성능을 볼 수 있다. 먼저, ‘성능’ 모두에서 조텍 게이밍 존의 프로세서 성능은 더 높은 전력 설정을 가진 여타 노트북들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15W 제한의 균형 모드에서는 성능 모드 대비 최대 성능은 30% 정도 떨어지지만, 4코어 정도에서는 이 성능 차이가 20%, 2코어에서는 8% 정도까지 줄어든다. 소비 전력 제한 대비 성능 하락 폭이 확연히 적은 면이 인상적이다.

3Dmark(AMD FSR2 Feature Test)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가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Cyberpunk 2077(1920x1080)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가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F1 24(1920x1080)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가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Shadow of the Tomb Raider(1920x1080)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가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0W 전력 제한 수준에서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현재의 UMPC는 최신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해상도를 낮추거나 옵션을 줄이는 등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하다. 이 때 성능과 품질의 타협을 도와주는 기능이 낮은 해상도로 게임을 렌더링해 AI 기술로 고해상도로 만들어 주는 ‘업스케일링’ 기술로, AMD의 경우는 ‘FSR(FidelityFX Super Resolution)’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3D마크의 ‘FSR2’ 기능 테스트에서 조텍 게이밍 존은 외부 전원 연결된 성능 모드 기준, FSR2 기능 사용시 프리셋에 따라 80~146%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름 사양의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진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에서도 조텍 게이밍 존은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성능을 냈다. 풀HD(1920x1080) 해상도 기준, 그래픽 프리셋 ‘낮음’과 ‘중간’ 정도에서는 50프레임 수준을, ‘스팀 덱’ 프리셋에서는 45프레임 정도를 냈고 외부 전원 연결 여부에 따른 성능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게임 내부에서 지원하는 FSR 기반 프레임 생성 기술을 사용하면 ‘중간’ 옵션에서 84프레임까지 올라가 제법 훌륭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성능을 보였다.

‘F1 24’에서는 ‘낮음’ 옵션과 ‘중간’ 옵션 모두 FSR 기능을 활용하지 않은 네이티브 렌더링 상황에서도 충분히 훌륭한 성능을 보이는 점이 인상적이다. ‘중간’ 옵션에서 FSR 성능 모드를 활성화하면 성능이 대략 32% 정도 오르고, FSR 퍼포먼스 모드에 프레임 생성 기능까지 모두 활성화하면 기본 ‘중간’ 옵션 대비 두 배 높은 초당 162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때, ‘프레임 생성’으로 인한 성능 이득은 대략 50% 정도로 나타났다.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Shadow of the Tomb Raider)’에서는 ‘낮음’ 옵션이 55프레임, ‘중간’ 옵션은 43프레임으로, 부드럽게 즐기기에는 약간은 아쉬운 성능을 보였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도 ‘중간’ 옵션에 ‘XeSS 성능’ 모드를 켜면 그래픽 옵션 한 단계 정도는 극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완전한 60프레임을 위해서는 해상도 조정 혹은 ‘낮음’ 옵션에서 XeSS 사용을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한펀, AMD의 FSR이나 인텔의 XeSS 기술은 엔비디아의 DLSS와 달리 모든 GPU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어진 폼팩터의 틀 안에서도 차별화된 존재감을 살린 ‘조텍 게이밍 존’ / 권용만 기자

조텍이 선보인 ‘조텍 게이밍 존’은 자칫 다들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게이밍 UMPC’ 시장에서 나름의 개성을 찾고자 노력한 모습이 돋보인다. 큰 틀에서 보면 모든 휴대용 게이밍 UMPC는 적당한 크기의 화면을 두고 양 옆으로 게이밍을 위한 컨트롤러를 배치하는 정석적인 구성에서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조텍은 자칫 정형화돼 지루할 수 있을 게이밍 UMPC 제품에서도 나름의 개성으로 차별화하는 어려운 과제를 제법 훌륭히 해 낸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텍 게이밍 존’의 차별화에서 핵심은 ‘디스플레이’와 ‘컨트롤러’다. 이 중 7인치급 UMPC 폼팩터에서 기능과 성능, 비용 등에서 최적점으로 꼽히는 ‘풀HD’ 해상도에서, 표현력이 뛰어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차별화했다. ‘컨트롤러’에서는 기본적인 구성에서의 충실함과 함께 2단계 트리거와 래디얼 다이얼, 듀얼 트랙패드, 매크로 버튼 등으로 차별화했다. 디스플레이와 컨트롤러는 ‘사양’ 이상으로 ‘취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영역으로, 누군가에게는 기존의 UMPC 제품에서 느끼던 사소한 취향의 어긋남을 메우는 제품이 될 것이다.

조텍 게이밍 존의 가격은 국내 예약가 기준 99만9000원이다. 가격적으로는 메이저 브랜드와 소규모 중국 브랜드의 제품 사이에서 양 쪽의 장점을 모두 취하는 절묘한 위치다. 제품의 사양과 성능은 물론, 유통 채널의 신뢰성 등을 고려하면 매력은 충분히 높다. 리뷰를 마치는 시점에서 아직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메이저 브랜드보다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 부분은 앞서 이 길을 먼저 간 메이저 업체들도 겪었던 만큼 앞으로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해 갈 수 있을 부분으로 보인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