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편입 후 실적 더 악화한 LS증권… ‘구동휘 카드’로 반전 모색?

LS그룹 편입 첫해 순이익 167억원 전년比 41.6% 줄어 자기자본 순위 2단계 하락, 부채비율 170%P 급등 등 재무도 ‘흔들’ 오너 3세 구동휘 기타비상임이사 선임… 계열사 IPO 전망

2025-03-26     윤승준 기자

LS증권(구 이베스트증권)이 LS그룹 편입 후 실적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도 악화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대로 떨어졌고, 부채비율은 1000%에 근접했다.

LS증권은 구원투수로 LS 그룹 오너 3세인 구동휘 LS MnM 대표를 앞세웠다. 차기 그룹 회장으로도 거론되는 구동휘 대표가 LS증권 회생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S증권의 별도 순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296억원) 대비 41.6% 감소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731.8%에서 906.3%로 170%포인트 올라갔다. 실적 및 재무 위기 속 LS증권은 오너 3세인 구동휘(우측 하단 사진) LS MnM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며 반전을 꾀했다. / 조선DB 

26일 LS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S증권의 순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 296억원 대비 41.6% 감소했다. 2년 전인 2022년 160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서는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자기자본을 통해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ROE도 편입 3년 전인 2021년 19.3% 수준이었으나 작년 말에는 1.9%로 추락했다. 

회사는 LS그룹 편입 후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대체할 수익원을 마땅히 찾지 못했다.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2021년 1028억원에서 2022년 773억원, 2023년 310억원, 2024년 226억원 등 지속 감소세다.

회사 재무상황도 악화일로다. 2023년 말 731.8%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906.3%로 17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이는 빌린 돈(총부채)이 내 돈(자기자본)보다 9배 더 많다는 의미다. 이는 증권사 60곳 중 토스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는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 2023년 말 기준 자기자본 9355억원으로 업계 20위였으나 작년 말에는 8716억원까지 줄면서 22위로 두 단계 내려갔다.

2024년 LS증권 영업이익 및 순이익. / IT조선

실적 부진 속 LS증권은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너 3세인 구동휘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변화를 택했다.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 장남으로 LS MnM에서 대표이사를, E1과 LS네트웍스에서 부사장(사내이사)을 각각 맡을 정도로 그룹 내 영향력이 큰 인사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중간 역할로 직접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감시, 자문, 조언 등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상법상 임기 제한이나 겸직 제한도 없다.

하지만 오너 일가라는 점에서 그의 비중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나 LS증권은 김원규 LS증권 대표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배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 상태다. 구 대표의 역할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번 구 대표의 이사진 참여가 차기 그룹 회장에 오르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인다. 구동휘 대표는 LS그룹 지주사인 LS의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구자은 LS그룹 회장(3.63%)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LS그룹 내 LS증권 지배구조. / IT조선

구 대표는 범LG가 3세로, 다른 LS 계열 후계자들보다는 경쟁권 면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의 장남 구본웅 씨는 LS 및 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한 채 L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LS 지분 1.27%)와 구본규 LS전선 사장(1.16%)과 비교해서는 LS 지분이 많고 계열사 지배력도 크다.

구동휘 대표가 이사회에 합류함에 따라 LS증권도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LS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인수단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S이링크와 LS이브이코리아, LS에코첨단소재, 에식스솔루션즈, KOC전기, LS엠트론, 슈페리어에식스ABL 등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오너 3세의 실력 입증을 위해서라도 LS증권에 이들 IPO 인수 기회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채 등 자금 조달에서도 계열사 딜을 통해 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

LS증권 관계자는 “LS그룹 IPO 인수와 관련해선 딱히 전할 말이 없다”며 “그룹 편입 후 기업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계열사로 녹아들기 위해 그룹과 연결고리 역할로서 구동휘 대표를 기타비상임이사로 선임한 것이고 회사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적과 관련해서는, “IB 사업 부문을 비롯해 사업별로 전략과제를 설정하고 차질 없이 진행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확보를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