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손잡은 빗썸… 1위 탈환 넘보나
24일 KB국민은행 계좌 서비스 시작 빗썸 라운지 내 ‘NH농협’창구, ‘KB국민은행’ 창구로 변경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KB국민은행과 원화 입출금 계좌 제휴를 시작하면서 점유율 높이기에 본격 돌입했다.
24일 빗썸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빗썸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실명확인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휴은행이 기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되면서다.
이날부터 NH농협은행 계좌를 통한 입출금과 원화마켓 이용이 중단된다. KB국민은행 계좌를 등록하지 않은 고객 역시 원화 입출금과 일부 거래 및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
빗썸은 지난 몇년간 KB국민은행으로의 계좌 변경을 시도해왔다. NH농협은행보다는 KB국민은행이 애플리케이션 활용도나 고객 유인 측면에서 가상자산 투자자가 다수 분포한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기에 더욱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빗썸은 지난 1월 KB국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이어 20일부터 KB국민은행 계좌 사전등록을 시작, 이용자들의 계좌 이동을 지원했다. 사전 등록 고객에게는 100억원 규모의 보상하는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제휴 시작일인 24일 부터는 기존 NH농협은행 창구가 있던 빗썸 강남 고객센터 자리에 KB국민은행 계좌 개설을 위한 전용 창구를 여는 등 추가 고객 유입 등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제휴 은행 변경을 통해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놓기도 한다. 업비트는 지난 2020년 제휴 은행을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변경한 이후 1위 자리를 줄곧 유지 중이다.
실제 빗썸이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난 2월부터 KB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조 615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계좌수 역시 2월중에만 전월 대비 약 166.6% 늘어난 모습이다.
다만 신규 계좌 계약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1위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빗썸과 업비트의 일일 거래량은 24일 기준 각각 6333억원과 1조 2275억원으로, 업비트가 두 배가량 높다. 월간 거래소 방문자수 지표는 빗썸 966만명, 업비트 800만명으로 빗썸이 업비트를 추월하고 있다.
한편, 이번 협업 이후 양사가 다른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고객의 가상자산을 보관해주는 수탁업과의 연계 역시 필수 요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20년 수탁사 코다(KODA)설립해 운영 중이다. 향후 빗썸과 코다의 협력 가능성 역시 열려있는 만큼 양사의 신규 계약을 통한 사업적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는 기대다.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는 “KB국민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신뢰도 높은 거래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빗썸 이용자분들께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