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분기에만 20% 털썩… 테라-루나 이후 최악
이더리움 47.5% 하락, 리플도 37.5%↓
비트코인(BTC)이 분기 기준 최악의 성적으로 2025년 1분기를 마감했다. 친 가상자산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 효과로 연초까지만 최고가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 긴장 고조 속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급격하게 꺾였다.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지난 1일 기준 8만 3400달러로 1분기를 마감했다. 이는 올해 기록한 역사상 최고가인 10만 9110달러 대비 약 23% 내린 가격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분기 기준 하락 마감한 건 3년만이다. 지난 2022년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테라-루나 사태와 FTX 거래소 파산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비트코인 가격은 각각 상반기 43.5%, 하반기 14.8% 하락 마감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정 이후 친(親) 가상자산 기조에 대한 기대감 속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자산을 '미국 혁신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규제 완화, 채굴 인프라 투자 확대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해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중심의 관세 정책, 불확실한 세제 개편안, 기대와 달리 구체성이 결여된 가상자산 정책 발표 등으로 인해 실망감이 누적되며 시장은 약세로 돌아아선 모습이다.
시가총액 상위권 가상자산들도 고점 대비 가격이 반토막 났다. 이더리움은(ETH) 1분기 최고가 3470달러에서 1821달러로 47.5% 하락했으며, 솔라나(SOL)는 261달러에서 118달러로 54.7%, 리플(XRP)은 3.2달러에서 2달러로 37.5%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의 호재성 언급과 미국 정부효율부(D.O.G.E)의 등장에 주목받았던 도지코인(DOGE)은 지난해 최고 0.46달러에 거래됐으나 지속적으로 하락해 1분기 0.16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하반기쯤 회복을 점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고, 일부 규제 완화 신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에서다.
특히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기업이 최근 한 미국 내 대형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고, 지속적으로 가상자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인 주니어와 에릭은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는 지난해 미국 대선 전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을 설립하기도 했다.
쟁글 리서치센터 “상호관세 정책과 미국 고용지표, 금리 인하 여부 등으로 리스크자산 전반에 보수적 매매가 이어지고 가상자산 시장 역시 단기적으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점차 제도화되는 흐름은 중장기적 신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