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퀄컴 이어 인텔·AMD도 ‘코파일럿+ PC’ 지원 … AI PC 대중화 신호탄

이미지 생성·실시간 번역 등 핵심 기능 제공

2025-04-08     권용만 기자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뿐만 아니라 인텔과 AMD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PC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 PC'의 주요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코파일럿+ PC’ 요건을 충족하는 환경에서는 윈도11 24H2의 ‘3월 업데이트 프리뷰’ 혹은 ‘4월 정기 업데이트’ 이후 이미지 생성이나 리스타일, 라이브 캡션 기능 등 주요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일부 기능은 여전히 퀄컴에 우선 지원되지만 본격적인 AI PC 시대가 열리게 된 셈이다.

MS가 지난 2024년 5월 발표한 ‘코파일럿+ PC’는 ’40TOPS(초당 40조회 연산)’ 이상의 성능을 갖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PC에서 지원된다. 현재 이 조건을 만족하는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인텔의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와 AMD의 라이젠 AI 300 시리즈 제품이 있다.

인텔 코어 울트라 7 258V 탑재 '에이수스 젠북 S 14'서 '사진'앱으로 '이미지 생성' 구동 장면 / 권용만 기자

4월 정규 업데이트부터 인텔-AMD 프로세서 기반 ‘코파일럿+ PC’ 기능 사용 가능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월 31일(현지시각) 블로그를 통해 “인텔과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코파일럿+ PC’에 ‘코파일럿+ PC’의 주요 기능을 제공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 ‘코파일럿+ PC’ 기능 배포는 이보다 이른 27일(현지시각) 공개된 윈도11 24H2의 ‘3월 업데이트 프리뷰(KB5053656)’를 기점으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이번 ‘업데이트 프리뷰’에 제공된 기능들은 8일(현지시각) 예정된 4월 정규 업데이트에 반영될 예정이다. 국내 사용자들도 9일 윈도 업데이트 이후에는 최신 업데이트와 주요 앱들의 업데이트를 통해 주요 기능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코파일럿+ PC’ 요건을 충족하는 인텔과 AMD 프로세서 기반 PC에서도 ‘코파일럿+ PC’의 주요 기능들이 제공된다. 우선 PC에 입력되는 전 세계의 44개 주요 언어들을 AI를 사용해 영어로 실시간 번역해 주는 ‘라이브 캡션’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이 기능은 화상 회의는 물론 재생 중인 영상이나 음성 녹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추가된 중국어 간체는 퀄컴 프로세서 기반 제품에서 먼저 제공될 예정이다.

‘그림판(Paint)’의 ‘코크리에이터(Cocreator)’ 기능과 ‘사진(Photo)’앱의 ‘이미지 크리에이터(Image Creator)’, ‘리스타일 이미지(Restyle Image)’ 기능도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인텔, AMD 프로세서 기반 ‘코파일럿+ PC’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기능들은 이미 다른 모델이나 앱, 서비스들에서도 많이 제공되고 있는 프롬프트 기반 이미지 생성 기능이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윈도에 포함돼 별도의 복잡한 설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게 됐다. 모델의 용량과 성능도 잘 최적화돼 있어 부담이 적으며 ‘코파일럿+ PC’의 NPU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다. 

한편, 이러한 기능들은 현재 북미나 영국, 호주 등 일부 지역에 먼저 배포됐고 지역에 따라 제공 일정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기능을 먼저 사용해보고 싶다면 윈도의 시스템 언어와 지역 설정을 현재 제공되는 지역으로 변경해서 적용해볼 수 있다. 국내 사용자도 지역 설정은 한국이라도 사용 언어가 ‘미국 영어’라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활성화되는 점을 확인했다. 윈도11의 경우 인터페이스 언어가 영어라도 한글 입력기를 추가 설치하면 한글 입출력에 아무 문제가 없다.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탑재 델 XPS 13(좌), 인텔 코어 울트라 200V 탑재 델 XPS 13(우) / 권용만 기자

코파일럿+ PC, 기능 면에서는 퀄컴 기반 제품이 아직은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는 지난 2024년 5월 처음 선보였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했던 핵심 기준은 ’40TOPS’ 이상 성능을 가진 NPU 탑재였고 이 기준을 충족한 코파일럿+ PC의 첫 제품은 유일하게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를 탑재해 선보였던 바 있다. 이후 핵심 기준을 충족한 프로세서로는 2024년 6월 AMD의 ‘라이젠 AI 300 시리즈’가 발표됐고 인텔의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가 9월에 발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PC 제조업체들은 이 인텔과 AMD 프로세서 기반 ‘코파일럿+ PC’에 대한 기능 지원을 지금까지 ‘예정’으로 소개해 왔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를 지원하는 프로세서 제품군은 예전보다 더 넓어졌다. 퀄컴은 고급형 ‘스냅드래곤 X 엘리트’ 뿐만 아니라 좀 더 가격대가 낮은 ‘스냅드래곤 X 플러스’와 ‘스냅드래곤 X’ 등을 선보였다. 각 제품군별로 프로세서 코어 수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성 등에 차등이 있지만 모든 라인업에서 ’45TOPS’ 성능의 NPU 성능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퀄컴은 추후 ‘코파일럿+ PC’ 시장 전략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GPU보다 NPU 활용에 집중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MD는 ‘라이젠 AI 300 시리즈’에서 기존의 ‘스트릭스 포인트(Strix Point)’ 뿐만 아니라 고성능 ‘스트릭스 헤일로(Strix Halo)’, 보급형 ‘크라켄(Kracken)’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AMD는 라이젠 AI 300 시리즈 제품군 전반에서 50TOPS 급 성능의 NPU를 제공한다. 인텔은 아직 ‘코파일럿+ PC’ 지원 모델로 ‘코어 울트라 200V 시리즈’가 유일하며 NPU 성능은 제품 등급에 따라 40~48TOPS 정도다. 인텔의 경우 내장 GPU에서 행렬 연산에 최적화된 XMX(Xe Matrix Extensions)를 지원해, GPU 기반 AI 성능에서 우위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제 인텔과 AMD 프로세서 기반의 ‘코파일럿+ PC’에 주요 기능들이 제공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코파일럿+ PC의 주요 기능들은 퀄컴의 프로세서를 사용한 제품들에 먼저 제공되고 있다. 코파일럿+ PC 발표 초기에 관심을 모았던 ‘리콜’ 기능이나 작업 화면 위에서 직접 작업을 돕는 ‘클릭 투 두(Click to do)’ 기능 등은 인텔이나 AMD 프로세서 기반 코파일럿+ PC에서는 제공 계획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 외에도, 코파일럿+ PC에 장착된 NPU를 활용해 PC 내에 저장된 문서나 사진 등의 자료나 윈도 설정 등을 윈도의 검색 기능으로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시멘틱 검색(Semantic Search)’ 기능도 퀄컴 프로세서 기반의 코파일럿+ PC에서 먼저 제공될 계획이다. 일상의 자연어로 PC를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보이스 액세스(Voice Access)’ 기능도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 기반 제품에서 먼제 제공된다. 인텔과 AMD 프로세서 기반의 코파일럿+ PC 제품에서는 하반기에 제공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권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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