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추락 불구… 트럼프家, 자체 코인 덕에 1조 수익
가상자산 투자는 트럼프가도 손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일가가 최근 가상자산 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발행한 밈코인과 트럼프 일가가 발행한 가상자산의 판매를 통해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출범한 트럼프 일가의 탈중앙화 금융(DeFi)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은 최근 거버넌스 토큰 발행을 통해 약 5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75%는 트럼프 일가에게 귀속되는 구조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로 발행한 밈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 역시 큰 수익을 냈다. 코인베이스 분석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거래소 입금액 4억8200만달러, 보유 USDC 2억 9000만달러, 수수료 수익 2930만달러 등을 확보하며 총 8억달러(약 1조1584억원)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처럼 트럼프 일가가 주도한 프로젝트에서는 대규모 수익이 발생했지만, 정작 시장 전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여파로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10%의 일괄 수입 관세와 최대 25%의 품목별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글로벌 교역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가상자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도 강화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7일 기준 1억 900만 원대까지 하락하며, 올해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약 28% 하락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1월 대비 약 4000억달러(한화 약 485조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트럼프 일가는 WLFI를 통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주요 알트코인을 매입해오고 있다. 가장 투자 규모가 큰 가상자산은 이더리움으로, WLFI는 이더리움 6만 7498개를 약 2억 1995만달러(약 2969억원)에 매입했으나, 현재 평가액은 약 148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래핑비트코인(WBTC)역시 총 투자금액 1127억원에서 평가액이 834억원으로 하락했다.
이 외에도 135억원 가량 매입한 트론(TRX)의 평가손실은 26% 하락했으며, 체인링크(LINK)는 90억원을 매수했으나 56%, 에이브(AAVE)는 90억원을 투자했으나 63%, 에테나와(ENA)와 무브먼트(MOVE)역시 72억원과 66억원을 투자했으나 각각 23%, 19%가량 손실을 봤다.
직접적인 투자 외에도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역시 손실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 형제는 최근 캐나다 비트코인 채굴기업 Hut(헛)8과 손잡고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설립했으나, 올해 Hut8 주가는 약 42.8%가량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로인한 손실 역시 최대 수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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