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10 지원 종료 6개월 남았는데 점유율 아직도 ‘50%’

구형 PC는 교체 필요, ‘무료 업그레이드’ 서둘러야

2025-04-10     권용만 기자

올해 10월 14일로 예정된 ‘윈도10’의 지원 종료일이 이제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70% 이상이던 ‘윈도10’의 시장 점유율 또한 50%대로 줄면서 ‘윈도11’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성공적인 전환에는 남은 시간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스탯카운터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윈도10의 점유율은 꾸준히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54.2%로 전체 윈도 사용자의 과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1을 사용할 수 있는 PC에 윈도10 사용자들에 대해 꾸준히 무료 업그레이드 알림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용자들이 구형 PC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거나, 최신 PC에서도 윈도11 대신 윈도10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윈도10과 윈도11의 점유율 변화 / 스탯카운터 홈페이지 갈무리

지원 종료 앞둔 윈도10 점유율 아직도 50% 이상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윈도10의 점유율은 54.2%로 전체 윈도 사용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위는 42.6%를 차지한 ‘윈도11’로, 두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전체 윈도 사용자의 97%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2020년 지원이 종료된 ‘윈도7’의 경우는 현재 전체 윈도 사용자 중 2.2% 정도다.

지난해 4월 69.89%에 이르던 ‘윈도10’의 점유율은 이후 점차 내려오는 모습이다. ‘윈도10’의 점유율 하락은 ‘윈도11’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처음 등장한 지 10년째에 접어든 윈도10이 지원 종료를 6개월 앞두고도 아직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이밍 플랫폼 ‘스팀(Steam)’의 하드웨어 조사 결과에서는 지난 3월 기준 전체 윈도 사용자 중 57.6%가 ‘윈도11’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조사 결과 대비 12.4%가 늘어나면서 변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팀의 하드웨어 조사 결과는 상대적으로 최신 고성능 게이밍 PC의 비중이 높은 만큼, 최신 PC에서의 윈도11 탑재가 반영된 모습이다.

여전히 전체 윈도 사용자의 절반 가량이 지원 종료를 앞둔 ‘윈도10’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은 마이크로소프트와 PC 업계의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원 종료까지 6개월 정도 남은 기간동안 전체 윈도 PC 시장의 50%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윈도11로 전환해야 하는 점은 PC 관련 업계 전반에 기회이자 부담으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올해 PC 업계 전반에서도 ‘윈도11 전환’을 PC 시장 성장의 큰 기대 요소로 꼽는다.

윈도10 지원 종료가 이제 6개월 남았다. /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낡은 PC 남겨둘수록 손해, 업그레이드 준비 서둘러야

윈도11이 등장하고 윈도10의 2025년 10월 지원 종료가 예고된 지도 3년이 넘은 상황에도 아직 절반 이상의 사용자가 ‘윈도10’을 유지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꼽힌다. 대표적인 이유로는 기존 윈도10에 비해 제법 높아진 시스템 요구사항이 꼽힌다. 윈도11의 공식 지원 최소 사양은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나 AMD 라이젠 2000 시리즈 프로세서, TPM(Trusted Platform Module) 2.0 지원 등이다. 이보다 오래된 세대의 PC에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설치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 사양 문제는 현재 시점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윈도11을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프로세서인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2017년 등장해 이미 8년이나 지났다. PC의 전반적인 수명이 많이 길어졌다고 하지만, 5년 이상 사용한 PC는 그대로 사용하면 교체하는 것보다 손해라는 것이 PC 업계의 의견이다. 8년 전 PC는 최신 세대의 PC보다 성능은 떨어지면서도 성능당 전력 소비도 더 크다. 기계적으로도 낡아서 언제 고장날지 모르는 불안한 존재다.

PC 업계는 윈도11을 지원하지 못하는 낡은 PC들이 현재 윈도10 사용자 중 크게는 30% 정도까지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낡은 PC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단지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가 아닌, PC 전체의 교체가 필요하다. 올해 PC 업계가 예상하는 ‘윈도11 전환 특수’ 기대에는 이러한 상황도 반영됐다. 이와 함께, 올해는 ‘코로나 19’ 팬데믹 때 새 PC를 교체했던 기업들이 교체 주기 5년을 맞아 새로운 PC로의 교체에 나설 것으로도 기대되는 시기다.

대략 구입 8년 이내의 윈도11을 사용할 수 있는 PC에서는 별도 비용 없이 윈도10에서 11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11 사용이 가능한 PC에서 윈도10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권유하고 있다. 인텔의 경우도 2021년 하반기 발표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부터는 ‘윈도11’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용자가 사용의 불편함이나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 등을 이유로 최신 PC에도 윈도10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윈도10의 ‘확장 보안 업데이트’ 서비스는 매년 비용이 두 배씩 늘어난다. /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연장 지원 기대나 버티기는 ‘정답’ 될 수 없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10월에 윈도10의 연장 지원을 공식 종료할 것임을 이미 몇 년 전에 발표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윈도11 환경으로의 전환이 여의치 않다면 기업 사용자에게는 크게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첫 번째 옵션은 확장 보안 업데이트(ESU)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최대 3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이 옵션은 첫 해에 PC 한 대당 61달러(약 9만원)를 지불해야 하며, 매년 두 배씩 가격이 올라간다. 3년간 지불하는 비용만으로 윈도11이 탑재된 새 PC를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이 옵션은 정답이 될 수 없다.

두 번째 옵션은 기업용 ‘장기 지원(LTS)’ 라이선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특수 용도로 고려된 장비에 탑재되는 임베디드용 윈도 등의 옵션에서는 2032년까지도 보안 업데이트 등 지원이 제공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에서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며, 내부망만을 사용하는 장비 등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PC 사용에는 적합치 않다.

당장 윈도10의 지원이 종료된다고 해서 지금까지 쓰던 PC를 갑자기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운영체제에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패치해 주지 않고, 이렇게 알려진 취약점들이 많아질수록 실제 업무와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느껴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 서드파티 보안 솔루션으로 위협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이들 보안 솔루션 또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윈도10에 대한 업데이트 지원을 끊을 것이고, 그 이후에는 서드파티 솔루션으로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현실적으로는, 웹브라우저 등의 핵심 애플리케이션들이 곧 윈도10 지원을 제거하면서 실질적으로 PC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웹브라우저의 업데이트 지원이 끊기면 당장은 괜찮더라도, 짧게는 몇 개월 이후부터 몇몇 웹 서비스들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나타난다. 오피스 스위트 등 핵심 애플리케이션들도 최신 버전을 사용할 수 없으면 다른 사람들과의 데이터 교환과 협업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이런 과정은 예전 ‘윈도XP’와 ‘윈도7’ 지원 종료 때도 동일하게 나타난 바 있다.

한편, 이러한 ‘지원 기간’ 문제는 윈도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윈도의 지원 기간이 제법 길었다고 볼 수도 있을 정도다. 기업용 상용 리눅스 배포판의 경우에도 장기지원 버전에서 출시 이후 약 10년 가량을 지원한다. 개인용 리눅스 배포판은 버전별 지원 기간은 1~2년 정도로 짧아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구조다. 맥OS 또한 매년 업그레이드되면서 지원 기간을 갱신하고, 버전 업그레이드 시기에 오래된 하드웨어 지원을 제거하면서 구형 장치들을 도태시키는 모습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