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수혜주였는데… 보험株, 실적악화 우려에 올해는 '휘청'
보험사 10개 담은 KRX 보험 연초 이후 9% 하락… 全업종 중 하락 폭 최대 예실차 악화 등 실적 악화… 킥스 비율 하락 우려 악재
연초부터 보험사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1분기가 지난 시점에 보면 10% 가까이 하락하며 업종별로 보면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중이다.
주가 악재는 실적 악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보험사 1분기 실적은 손실부담계약 비용 증가 등으로 보험 손익이 급감, 역성장 우려가 나온다. 지급여력비율(K-CIS, 킥스) 하락 우려도 악재다. 증권가는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RX 보험 지수는 1719.98포인트로 연초 이후 9.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34개 KRX 지수 중 가장 저조한 수치이다. 코스피 등락률 3.25%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과다. 밸류업 수혜 기대로 작년 한 해 16.09% 오르던 것과 상반된다.
보험사별로 보면 M&A 이슈나 그룹 ETF 호재 등으로 상승한 동양생명(24.9%)과 한화생명(1.4%)을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다. 롯데손해보험이 2015원에서 1644원으로 18.4% 내리며 하락폭이 가장 컸고 삼성생명이 16.1% 떨어지며 뒤를 이었다. ▲현대해상 –15.6% ▲DB손보 –15.4% ▲미래에셋생명 –7.9% ▲한화손보 –5.0% ▲삼성화재 –2.1% ▲코리안리 –1.4% 순이다.
주가 부진은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5곳(삼성생명·삼성화재·한화생명·현대해상·DB손보)의 1분기 순이익은 총 1조9350억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1분기 2조5590억원 거둔 것과 비교해 24.4%나 빠진다. 삼성생명 순이익(연결)은 6020억원, 삼성화재 순이익(연결) 601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2%, 14.3% 적다. DB손보는 3740억원(별도)으로 35.9%, 현대해상은 1830억원(별도)으로 61.6%, 한화생명은 1750억원(별도)으로 0.6% 감소할 전망이다.
손해율 상승에 따른 예실차 악화 등 보험손익 악화가 실적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손보사 3곳은 호흡기질환 관련 보험금 지급 청구 증가와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저효과 등으로 예실차가 356억원에서 –1144억원으로, 손실부담계약이 3129억원에서 –570억원으로 악화할 전망이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손보사는 제도 변경에 따른 환입으로 보험손익이 늘어났다.
생보사 2곳도 유배당연금계약 관련 비용이 반영되면서 손실부담계약이 -46억원에서 –1220억원으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의 경우 보험료 인하 속 원가 인상 요인이 지속 반영되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지속하는 점도 실적에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건강보장 중심으로 신계약 수요 지속, 할인율 하락과 작년 4분기 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으로 CSM(보험계약마진) 전환배수 하락, 호흡기질환 증가 영향으로 예실차 악화, 자동차·일반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보험손익 지표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자산 감소 및 K-ICS 비율 하락 우려도 주가엔 악재다. LTFR(장기선도금리) 인하, 관찰만기 30년 도입에 따른 ALM(자산부채관리) 미스매칭 확대가 배경이다. ALM 미스매칭이란 자산과 부채의 만기나 금리 민감도가 서로 맞지 않아 발생하는 위험을 뜻한다. 최근 시중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산과 부채 간 민감도를 높여 순자산과 K-ICS를 흔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K-ICS의 경우 4분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LTFR 25bp(0.25%포인트) 인하와 관찰만기 확대 영향이 반영되며 BEL(최선추정부채) 증가, 가용자본 감소 영향이 반영되고 장기채권 금리 하락 영향으로 순자산 감소가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잡고 있다. KB증권은 보험산업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며 주요 보험사 5곳의 목표주가를 전보다 2~8% 낮췄다. NH투자증권은 현대해상 목표주가를 2000원 깎았고 BNK투자증권은 삼성화재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