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 모니모 파킹통장… 삼성금융·국민은행 승부수 통할까

모니모 KB매일이자통장 출시… 22만5천좌 발급

2025-04-17     전대현 기자

은행권 예금금리가 2%대로 하락한 가운데,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등)가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내놨다. 삼성금융의 슈퍼앱 ‘모니모’ 확장성과 고객 락인 효과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복안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내놨다 / 조선DB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네트웍스는 KB국민은행과 협업한 '모니모 KB매일이자통장'을 사전 출시했다. 최대 연 4.0% 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 자유형 파킹통장이다.

파킹통장은 짧은 기간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면 이자를 거의 받을 수 없는 정기예금과 달리,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하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단기 자금 유치에 유리하다. 

이번 출시한 파킹통장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를 받은 상품이다. 기존 선불충전금 개념으로 이자가 붙지않던 삼성금융 '모니머니'와 달리,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이자가 발생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금융위는 해당 통장을 최대 22만5000좌 발급 할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줬다. 지난 2월 사전예약 이벤트 당시 40만명에 달하는 참여자가 몰렸던 만큼 한도가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 대상은 만 17세 이상 개인으로 일 잔액 200만원까지 최대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때 기본이율은 연 0.1%, 우대금리는 최대 연 3.9%다. 우대금리는 매일 최종 잔액 중 2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추가로 '매일이자받기' 서비스를 통해 하루만 자금을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상품은 비슷한 파킹통장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모니모KB통장과 비슷한 파킹통장인 하나은행 달달하나통장의 경우 200만원까지 최고 연 3% 금리를 적용한다. 금리가 연 3.4%인 SC제일Hi통장은 3억원 이상 우량고객을 겨냥한 상품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

실물 카드는 삼성카드가 독점으로 제공한다. 해당 카드 이용시 국내 가맹점 결제시 0.3%를 추가로 적립받을 수 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실질 수익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대한도로 예치해도 세전 연이자가 약 8만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1년 경과 후에는 우대금리가 연 1.5%로 하락해 장기 운용 매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년 후 우대금리가 낮아지는 것을 기점으로 대규모 자금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금융이 파킹통장을 출시한 데에는 슈퍼앱 ‘모니모’의 낮은 이용률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삼성금융은 은행 계열사가 없어 슈퍼앱 모니모를 활용하는 수요가 많지 않았다.

모니모 앱 월간 앱 이용자수(MAU)는 지난해 7월 기준 524만명 수준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가입자가 2300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고객 기반을 완전히 유입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삼성금융은 생명·화재·증권·카드 등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은행업 라이선스가 없어 그간 금융 슈퍼앱 ‘모니모’의 실사용 확장성에 제약이 있었다. 기존 운영하던 선불충전형 서비스 ‘모니머니’는 이자 기능이 없었고, 이용자 자금은 전자금융거래법상 예금으로 간주되지 않아 예금자보호도 받지 못했다. 이번 파킹통장 도입으로 신규 가입자를 대거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은행도 이번 제휴를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전략 차원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금융 가입자가 23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은행 계좌 개설로 전환해 신규 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어서다. 향후 적금 상품 공동 기획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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